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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는 김정은 제1위원장...'김정일과는 대조'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을 북한 매체가 공개했습니다. 장거리 이동 때도 한사코 비행기를 피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조가 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양강도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한 고려항공 여객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북한 매체에서 김 제1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진은 김 제1위원장이 서류가방으로 보이는 물건을 왼팔에 끼고 트랩을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사진이 흥미를 끄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비행기 이용을 극구 꺼렸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김 국방위원장의 경우 최고 권좌에 오른 뒤 지방 방문은 물론 해외에 나갈 때도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일곱 번의 중국 방문은 물론 2001년 한 달 가까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도 모두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비행기 이용을 피한 것은 납치나 폭발과 같은 사고나 테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일부에선 고소공포증 때문이라는 설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아버지와 달리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은 젊은 나이도 나이지만 성격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일 시대는 은둔하면서 상당히 장고를 하면서 결정되면 성격이 급하게 움직인 반면 김정은은 장고를 하지 않고 의사결정이 비교적 빨라요, 그런 측면에서 비행기 같은 운송 수단으로 실질적으로 빨리 움직이려는 게 있죠.”

북한 매체가 김 제1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한 것에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관측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김 제1위원장은 과거 스위스 유학 시절 김정일 전용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는 데 충분히 익숙해져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번에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북한에서 공개한 것은 그가 젊고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특히 중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집권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는 정상회담이 약속되면 과거처럼 경호상 부담이 큰 열차 방문 대신 비행기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중국측에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통일연구원 박사] “아마도 중국 갈 때 기차로 안 가고 비행기로 간다는 것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김 제1위원장이 현대적 지도자로 자꾸 세상에 보여주려고 하는 데 기차로 복잡하게 가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처럼 비행기로 가서 베이징공항에 트랩을 내려가는 것을 보여주는 게 국제적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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