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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실향민 의사, 무료진료로 미 FBI 공로상 수상


미국 워싱턴의 미 연방수사국 FBI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의 미 연방수사국 FBI 건물 (자료사진)
60년 전 북한을 떠나 미국에서 개업의로 활동해 온 한인 의사가 미 연방수사국, FBI 국장으로부터 권위있는 상을 받습니다. 6.25 참전용사를 비롯한 수 만 명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가 미 전역의 56개 지부로부터 추천받은 올해의 ‘지역사회 지도자상 (DCLA)’ 명단에는 평안남도 중화가 고향인 한국계 미국인 김유근 박사가 포함돼 있습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오는 4일 김 박사 등 수상자들을 워싱턴 DC 본부로 초청해 직접 이 상을 수여합니다.

올해 69살인 김 박사는 ‘테네시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21년 동안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 주민들을 무료로 진료해 온 공을 인정받았습니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월남해 10년 만에 미국으로 이민온 뒤 6.25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1993년부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녹취: 김유근 박사] “6.25 전쟁 때 미국 뿐만 아니라 유엔군이 와서 우리 한국을 구해줬잖아요. 특히 미국에서 사시는 한국전 참전 재향군인들을 상당히 존경하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암 전문의인 김 박사는 지난 2005년부터는 아예 개인병원 진료를 중단하고 무료진료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테네시 주 녹스빌 시에 있는 본부를 시작으로 브라이스빌과 오크리지, 오나이더, 디어로지 등 4 곳으로 무료진료소를 확대했는데, 그동안 김 박사의 인술에 혜택을 본 환자들은 수 만 명에 이릅니다.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미국인 환자들은 하루에도 30~40 명씩 김 박사의 진료실을 드나듭니다.

각종 검사와 진료가 모두 무료여서 멀리 멤피스나 켄터키 주에서 오는 환자도 있습니다.

김 박사가 6.25 참전용사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 이상입니다. 그들의 건강을 돌보며 평생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녹취: 김유근 박사] “우리와 상당히 가깝습니다. 현재까지 이 동네 6.25 참전용사들과 관계가 깊어요.”

김 박사의 부친도 평양의전 출신 의사로 해방 직후 김일성의대 외과과장으로 있던 장기려 박사와 함께 김일성을 치료한 경험이 있습니다.

김 박사는 6살 때 떠난 북한의 고향이 여전히 떠오른다며 6.25전쟁의 비극을 평생 느끼며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두고온 일가친척들 생각 때문입니다.

[녹취: 김유근 박사] “가족과 동족끼리 60년 동안을 이렇게 못 본다는 건 참 세상에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숨).”

김 박사는 고향 북한에 찾아가 자신의 의술을 나눠주고 싶은 꿈이 있지만, 우선은 테네시 인근 스모키 마운틴에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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