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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러시아 크림공화국 합병 불인정'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한 가운데, 19일 심페로폴 의회에서 현판을 수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한 가운데, 19일 심페로폴 의회에서 현판을 수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자치공화국과 체결한 합병 조약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으로 앞으로 비핵화 등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9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 귀속을 결정한 주민투표와 러시아와 크림공화국이 체결한 합병조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리고 독립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성명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관련 당사자들이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이 나온 지 보름 만에 발표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크림공화국의 합병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두 나라의 전략적 협력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특히 북한 관련 현안들을 풀기 위해 두 나라가 공조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사안에 따라선 심각한 장애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또 남북한과 러시아간 삼각 협력사업이나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던 유라시아 개발 구상이 시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또 다른 러시아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성명 발표가 러시아와 남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삼각 협력사업에 곧바로 부정적 영향을 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가스관이나 철도 연결 사업 등은 모두 러시아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더 적극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고 한국도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에 보조를 맞출 경우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북 핵 문제처럼 전략적 현안에 대해선 한국과 러시아간 협력의 여지가 한층 좁아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태도가 지금보다 훨씬 냉담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입니다.

[녹취: 홍현익 세종연구소 박사] “북 핵 문제 해결이라든지 그런 전략적 문제에 있어선 러시아가 한국이 협력해 달라고 할 때 매우 소극적이거나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거죠.”

홍 박사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커질 경우 중국이 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관련국들의 공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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