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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개성공단 국제화하려면 근로환경 개선해야"


지난헤 9월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헤 9월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근로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을 개성공단에 유치한다면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북한의 근로환경 문제가 즉시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런드 부소장은 북한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의 노동환경에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놀런드 부소장은 11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에서 `북한 노동기준과 한국 기업의 고용 행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46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70%가 개성공단에서 사업 중인데 임금 문제가 국제기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놀런드 부소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93% report paying…”

응답 기업들의 93%가 북한 노동자에게 직접 임금을 주지 않고 북한 정부에 미국 달러화를 지급하고 있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의 경우 상여금까지 합해 노동자 한 명 당 평균 130 달러의 임금이 매달 지급되지만 북한 당국이 사회보장비와 교통비를 떼고 나머지는 공식환율을 적용해서 북한 돈으로 노동자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시장 환율을 적용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건 2 달러에 불과하다고 놀런드 부소장은 말했습니다.

놀런드 부소장은 노동자 관리에서도 한국 기업의 전문 지배인이 아니라 북한 측에서 나온 정치담당 인사가 지배인 역할을 맡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This North Korean counterpart…”

업무와 상관없는 사람이 작업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국 기업에서 노사분쟁은 별로 없지만, 일단 파업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기준이나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놀런드 부소장은 이같은 근로환경에서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If you bring in…”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을 개성공단에 유치한다면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북한의 근로환경 문제가 즉시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놀런드 부소장은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에서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것이라며, 최소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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