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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거, 정권 정당성 위한 동원 행사"


지난 9일 북한에서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뤄진 가운데, 평양 시민들이 선거일을 기념하며 춤을 추고 있다.

지난 9일 북한에서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뤄진 가운데, 평양 시민들이 선거일을 기념하며 춤을 추고 있다.

북한의 선거는 정권의 정당성과 체제 결속을 위한 동원 행사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9일 실시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100 퍼센트에 가까운 투표율과 찬성을 기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10일 전날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13기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00 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 사령관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100 프로 찬성 투표하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9일 “다른 나라에 나가 있는 선거자들을 제외한 전체 선거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유권자 100 퍼센트가 사실상 투표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런 선거를 ‘기괴한 풍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피터슨국제연구소의 캐반 스테러 연구원은 9일 이 연구소 블로그에 북한의 이번 선거를 ‘광란’으로 묘사했습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100퍼센트에 달하는 투표율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은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CNN’ 방송은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를 인용해, 북한의 선거는 정권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선전 행위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과거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런 투표 행태는 옛 소련에서 받은 “나쁜 정치적 유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옛 소련 공산당은 당에서 임명한 사람들만 선거에 입후보 하도록 했는데, 북한은 1950년대부터 소련에서도 볼 수 없는 거의 100 퍼센트 투표율에 100 퍼센트 찬성이란 선거체제를 정착시켰다는 겁니다.

란코프 교수는 이런 북한의 선거는 역설적으로 정부가 주민을 절대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확신시켜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통일전선부 출신인 장진성 ‘뉴 포커스’ 대표는 10일 ‘VOA’에 북한의 선거는 동원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진성 대표] “북한의 선거는 어떤 민주적 절차나 과정이 아니고 선거를 통해서 더 극악한 독재를 실시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선거는 한 마디로 동원선거죠.”

북한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정권의 정당성을 합리화하기 위해 주민들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비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25조는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표명과 비밀투표 보장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선거는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21조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10일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이 직접 또는 자유롭게 선출된 대표자를 통해 자국의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음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투표소에는 찬성 투표함 1개만 놓여 있고 보위부와 인민보안부 요원들이 감시하고 있어서 반대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등 자유세계에서 공무원은 부정투표를 감시하지만 북한 공무원은 반대자를 감시한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북한의 선거는 앵무새처럼 자유선거를 흉내내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며, 북한의 선거는 “수치스럽고 혐오스러운 조작행위”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뉴 포커스’의 장진성 대표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선거를 할 때 가장 놀라는 것은 투표 참여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진성 대표] “남한에서 선거하면서 굉장히 특이했던 것은 선거(투표)를 안 해도 된다는 것! 그 게 굉장이 놀라웠어요 (웃음) 북한에서는 선거를 안 하면 역적으로 몰리게 됩니다. 결국 북한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선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봉양이나 인적 재원을 재정리하는 그런 수단으로도 활용하죠. 그만큼 강제성이 있다는 거죠.”

탈북자들과 전문가들은 또 북한에서 선거는 주민의 동향과 주거 실태를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5년에 한 번씩 치르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행방불명자를 색출하고 탈북자 가정을 압박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주민의 자유선거를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출석했던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의 말입니다.

[녹취: 강윤석 부장] “견해 의사 표시의 자유도 헌법적 권리입니다. 내 개인은 자기 사상과 견해 의사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으며 정부와 사상이나 종교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은 어떤 경우에도 범죄로 될 수 없습니다. 어느 공무원도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박해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제한하거나 박해하면 사람들 속에서 비난과 비판을 받으며 법적 처벌까지 받게 돼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달 28일 발표한 연례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선거는 공정한 방식의 자유선거가 아니며 정부가 투표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자유선거와 복수 정당간의 경쟁을 `타락한 자본주의'의 `인위적 산물'로 일관되게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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