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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5.24 제재 조치로 심각한 타격'


지난해 11월 라선 경제 특구 수산시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행 화물 트럭에 물건을 싣고 있다.
지난해 11월 라선 경제 특구 수산시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행 화물 트럭에 물건을 싣고 있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 이후 5.24 제재 조치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이것이 장성택 처형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올해 남북교역을 재개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유인이 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KDI,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5.24 조치, 장성택의 처형 그리고 북한경제의 딜레마’ 라는 보고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북한이 중국으로 자원 수출을 늘렸고 이것이 결국 장성택 처형의 빌미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북한의 경제교류를 중단하는 5.24 제재 조치로 중국과의 무역이 확대됐지만 이는 북한경제의 실질적인 구조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2000년대 한국, 중국과의 대외무역이 크게 늘면서 1990년대의 기근과 경제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체제 유지에 필요한 물자를 수입해 적자가 발생했지만 모래 등 자연 채취물을 한국에 수출하면서 균형을 맞췄습니다.

또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에서 상당한 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5.24 조치로 남북교역이 중단되면서 이 같은 무역구조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북한은 줄어든 대남 수출을 대중 수출로 대체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KDI 보고서는 북한이 중국으로 무연탄과 철광석 수출을 늘려 5.24 조치에 따른 타격을 만회하려 했지만 수출을 늘릴수록 경제에 위협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연탄과 철광석 등의 물자가 북한의 에너지 공급과 기간산업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무연탄과 철광석에 대한 수요가 줄고 수출 단가도 떨어지는 등 수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경제위기는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해 말 북-중 무역과 경제협력을 주도하던 장성택이 처형됐습니다.

죄목 가운데 하나는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헐값으로 팔아먹은 매국행위’ 였습니다.

KDI 보고서는 북한이 5.24 조치 이후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가 가져올 경제적 고통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 인식이 내부 정치적 투쟁과 겹쳐 장성택 처형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KDI는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북한경제가 앞으로도 대중국 자원 수출의 확대와 경제 의존성 심화, 그리고 그에 따른 개혁개방의 딜레마로부터 빠져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북-중 무역관계 속에서 어떤 길을 선택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때문에 올해는 남북교역 재개를 위한 관계 개선에 대한 유인이 클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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