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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유골 문제 협의로 분위기 전환 모색"


지난 2010년 비무장지대 인근 임진각을 방문한 일본 납북자 가족들이 철책 넘어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0년 비무장지대 인근 임진각을 방문한 일본 납북자 가족들이 철책 넘어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일본과 북한이 다음 주 적십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관계 개선으로 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우선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문제를 협의해 분위기를 바꾸고 이어 납북자 문제를 탐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북한이 다음 주 적십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데 대해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난 2012년에도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로 양측 적십자 대표단이 만난 적이 있고 당국간 회담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일본 시즈오카대학의 북한 전문가 이즈미 하지메 교수입니다.

[녹취: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대학 교수] “적십자 통해서 유골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무리하지 않게 양쪽 정부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아마 유일한 기회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관심이 가는 대목은 북한이 먼저 적십자 협의를 제의했다는 사실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최근 남북관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쇼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 “This is consistent with…”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미-한 합동군사훈련과 상관없이 잘 치러졌고, 북한이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일본과도 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이산가족 상봉과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는 큰 정치적인 위험 부담 없이 한국과 일본에 손을 내밀기에 적합한 사안이라는 게 쇼프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시즈오카대학의 이즈미 교수는 일본 입장에서도 이번 적십자 협의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북한 측의 태도 변화 여부를 알아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대학 교수] “지금 아베 자민당 정권 아래에서는 기본적으로 납치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하니까, 그럴 때는 정부 대 정부, 외무성과 외무성 사이의 국장급 협상을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쇼프 연구원은 이번 북-일 적십자 협의가 일본 국내정치적으로도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협의에서 대단한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구인 스팀슨센터의 다츠미 유키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다츠미 유키,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Japan cannot move…”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지 않는 한, 인도주의적 문제라 할지라도 일본이 북한과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다츠미 연구원은 일본 정부가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입장이라며, 북한의 이간질 전략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의제를 유골 반환에 국한하지 않고 납치 문제까지 포함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일지도 큰 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쇼프 연구원은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적십자 협의는 북-일 관계의 분위기 전환에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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