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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용소 경비 출신 안명철 "국제사회 인권 개선 지원 절실"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탈북자 안명철 씨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탈북자 안명철 씨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정치범 수용소 경비대원 출신 탈북자가 수용소의 인권 유린 실태에 관해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4곳에서 8년 동안 경비병과 운전병으로 근무했던 탈북자 안명철 씨가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인권회의에서 증언했습니다.

안 씨는 이날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워치’ 등 20여개 국제인권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제6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 고발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전 수용소 경비대원] “제가 있었던 수용소는 완전통제 수용소라고 해서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오는 곳입니다.”

19살에 경비대원이 된 안 씨는 자신의 임무가 수감자들을 감시하는 것이었다며, 탈출을 시도할 경우 사살하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을 포함한 경비대원들이 수감자들에게 매일 무차별적인 폭력을 자행했다며, 한 번은 수용소 경비견들이 15살 이하 어린이 5명을 공격하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또 수감자들의 탈출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공개처형이 이용됐다며, 실제로 탈출하다 붙잡힌 수감자들이 공개리에 총살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이처럼 끔찍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수감자들의 90% 이상은 자신들이 왜 끌려왔는지 이유조차 몰랐다고 안 씨는 말했습니다.

안 씨는 북한에서는 연좌제 때문에 죄를 지으면 당사자 뿐아니라 3대가 처벌 받기 때문에 그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을 탈출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연좌제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8년 만에 휴가를 받아 고향에 갔는데, 식량배급소 간부였던 아버지는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는 발언을 한 뒤 자살했고, 그 일 때문에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은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녹취: 안명철 전 수용소 경비대원] “수용소 경비대에서 하루아침에 정치범이 될 수 있는 위기에 있었습니다. 그 때서야 저는 정신이 번쩍 든 거죠.”

1994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안명철 씨는 북한인권운동가로서 정치범 수용소 등 북한 내 인권 실상을 알리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안 씨는 북한은 어떤 종류의 자유도 없는 세계 유일의 나라라며, 북한의 인권 위기를 북한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따라서 북한의 인권 위기는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서 밝힌 권고사항들을 국제사회가 충실히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명철 전 수용소 경비대원] “최근에 나온 북한 관련 보고서 가운데 북한을 제대로 파악했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까지 담겨졌다고 생각합니다. COI 보고서가 국제사회에서 실천적으로 실현이 될 수 있도록 유엔과 각국, NGO 들이 힘을 합쳐서 보고서에 담긴 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주면 고맙겠습니다.”

탈북자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증언한 것은 올해로 5번째입니다.

그동안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와 정광일 씨, 강철환 씨와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씨가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증언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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