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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 등으로 상봉 포기 속출...정례화 시급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에서 한국의 이영실 씨(87)가 북한에 살고 있는 딸 동명숙 씨(66)와 만나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있다.

20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에서 한국의 이영실 씨(87)가 북한에 살고 있는 딸 동명숙 씨(66)와 만나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고 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당초 명단에 올랐던 한국 측 14명은 상봉을 포기했습니다. 사망했거나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인데, 고령화된 이산가족을 위해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전 금강산으로 향한 한국 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모두 82명.

지난해 9월 확정된 명단에는 96명의 이름이 올랐지만 상봉이 무산됐던 5개월 사이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일부는 건강이 악화되거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정재은 씨입니다.

[녹취: 정재은 씨/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원래 작년에 총 96명 교환했는데 최종 방북한 사람이 82명이에요. 14명 중 13명은 건강상 이유로 포기. 그 중에 한 분은 사망해서 못 가시는 거고요. 저희가 사망이 2명인데, 한 명의 사망자는 아예 가족이 못 갔고 다른 한 분은 가족이 대신 갔어요.”

경기도가 고향인 올해 81세 이기숙씨는 최근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북한에 있는 조카들과의 상봉을 포기했습니다.

[녹취: 이기숙씨 / 상봉 포기자]“못 가요. 몸이 좋질 않아서 못 가. 내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나온 지 며칠 안됐어요. 그래서 못 가. 속상하지. 다음 번에는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

함경남도가 고향인 올해 87세 한정화씨 역시 명단에 포함됐지만 금강산에 가지 못했습니다.

[녹취: 한정화씨 / 상봉 포기자]“못 가요 아파 가지고. 아들 만나러 가려고 했는데 못 가겠네요. 속상하지, 이제 90인데 가겠어 못 가지. 한번쯤 얼굴이나 좀 보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네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등록된 이산가족 중 7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82%를 차지합니다.

또 지난 1988년 이후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총 13만여 명으로 이 가운데 6만여 명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고령화된 이산가족들이 살아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입니다.

[녹취: 이상철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정말 시간이 없는 이런 상황인데 100명씩 뽑아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겠다고 하니 실질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거고 근본적인 거는 지난 60년동안 가족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야 서신교환을 하든지 그렇게 하고. 상봉문제는 정례화시켜서 한 달에 한 번 한다고 한다든지 해야 하지 않겠나”

평안남도가 고향인 올해 81세 이경주씨는 머지 않아 이산가족 1세대가 모두 세상을 떠날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녹취: 이경주씨 / 이산가족] “10년 지나면 싹 없어져요 이산가족 이거. 지금도 부모는 만나기 힘들고 잘 만나야 형제 지간인데 한 번에 해야지 이렇게 해서는 안 돼요. 한 달에 한 번 만난다 해도 못 한다는데 몇 만을 어떻게 해요.”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마냥 상봉을 기다리는 지금의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산가족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근본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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