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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과기대 미국인 교수 부부 재입국 비자 거부

  • 김연호

지난 2011년 북한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강의가 끝난 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북한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강의가 끝난 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자료사진)

평양과학기술대학의 미국인 교수 부부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재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습니다. 북한 헌법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발표하게 한 게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모이니헌과 샌드라리 모이니헌 부부. 지난 해 8월부터 11월까지 북한 유일의 국제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계량경제학과 경영학을 가르쳤습니다.

이들은 올 3월 봄학기에 다시 평양과기대에 돌아가 강단에 설 예정이었지만 지난 해 말 북한 당국으로부터 뜻밖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재입국 비자가 거부됐다는 겁니다. 샌드라리 모이니헌 씨입니다.

[녹취: 샌드라리 모이니헌, 평양과기대 교수] “We wrote to President James…”

김진경 평양과기대 총장과 대학 관계자들에게 연락했지만 뚜렷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고, 비자 담당 인사가 유감의 뜻을 전했다는 말만 들었다는 겁니다.

모이니헌 부부는 외국인이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 북한 내에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새 규정 때문에 강의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서 11월 중순에 모두 끝냈습니다.

북한의 건강검진 기기가 60년대에 만들어진 장비들이라 과다한 방사능 피폭 위험이 있다고 평양과기대에 주재하는 미국인 의사가 조언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샌드라리 모이니헌, 평양과기대 교수] “The faculty had arrived…”

외국인 교수들이 북한에 입국한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각자 알아서 판단해야 했지만 90일 이상 체류하면서 건강검진을 받은 외국인은 없었다는 게 모이니헌 부부의 설명입니다. 게다가 북측과의 사전합의 사항을 어긴 것도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지난 해 북한을 떠날 당시 북한인 학장이 올 3월에 다시 입국해 강의를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2013-2014학년 부교수 임명장도 이미 수여해 놓고 이제 와서 입국 비자를 거부한 북한 측의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샌드라리 씨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직도 평양과기대 학생들을 다시 만나 가르치고 싶다며 열의를 보였습니다.

[녹취: 샌드라리 모이니헌, 평양과기대 교수] “Entrepreneurship and Human Resource…”

자신이 가르쳤던 기업가 정신과 인력관리 두 과목은 북한에서 처음 개설된 강의였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사람들은 지난 30년 동안 투옥되고 말았다는 겁니다.

샌드라리 씨는 학생들이 기업가 정신 강의에 처음 왔을 때 고개를 들지 않고 질문도 별로 안 했다며, 학생들에게는 기업가 정신이 위험한 사상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하라고 권했고 교수와 생각이 다르면 다르다고 말하도록 유도했다는 겁니다.

또 북한 헌법을 영어로 번역해 복사해서 나눠주고, 자신의 강의 내용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발표하게 했는데, 북한 당국이 학생들에게 북한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강의시간에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샌드라리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샌드라리 모이니헌, 평양과기대 교수] “If there was a problem…”

만약 자신의 강의에 문제가 있었다면, 학생들에게 비판적인 사고를 가르치고 북한 헌법이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샌드라 씨는 북한 당국이 재입국 비자를 거부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샌드라리 씨는 또 평양과기대 학생들이 똑똑하고 조국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며, 북한의 희망인 이 학생들과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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