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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2014 북한 체제 전망] 5. 미 전문가 좌담 (2)

  • 김연호

새해를 맞아 `VOA'가 준비한 `2014 북한 체제' 기획보도, 오늘은 다섯 번째 순서로 전문가 좌담입니다. 어제에 이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와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의 토론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경제정책과 대외관계 전망 편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좌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자) 먼저 칼린 씨에게 묻겠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과연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녹취: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The theme that I’ve seen…”

칼린)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2년에 처음으로 공개연설을 한 뒤에 계속 나타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자신이 경제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평화로운 전략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새로운 주장은 아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점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상대하면서, 미국은 그보다는 덜하지만, 북한이 역점을 둔 부분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원 분배 문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군사비 지출을 줄이고 민간경제 부문에 자원을 더 분배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에 비슷한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논의가 있기는 했지만 진전은 없었죠. 외부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기자) 차 교수님은 북한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녹취: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We don’t know…”

빅터 차) 바깥에서 알기는 어렵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이나 농업에서 일부 사유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칼린 씨의 분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경제정책을 제시하느냐 아니면 북한 체제의 자원 재배분 문제에 전적으로 집중하느냐, 이 두 가지 사안이 서로 긴장관계에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은 자원 재배분의 첫 단계를 뛰어넘은 적이 없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도 똑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했을 때 상당히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했습니다. 해외에서 교육 받은 새 지도자와 당, 군부의 고위 간부들이 야심찬 계획을 밀고 나갈 수 있다는 거였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습니다.

[녹취: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Can we add one more…”

칼린) 차 교수의 얘기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 해 3월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각 도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아직 많은 변화가 있지는 않지만 이 지시가 이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에는 13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방정부에 경제개발구에 대한 권한을 넘긴다면 아주 중요한 조치가 될 겁니다. 그리고 이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 나갈지를 보여주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남북관계에 대해서 얘기해 보죠. 북한이 최근 들어 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유화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게 뭘까요? 차 교수님부터 얘기하시겠습니까?

[녹취: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I certainly think…”

빅터 차) 단기적으로는 금강산 관광 같은 남북협력 사업을 재개하려는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과연 적극적으로 ‘미소 외교’를 펼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북한의 행동은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하거든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신년사에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물론 대북정책은 정치 군사, 핵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 같은 문제에도 중점을 두겠다는 거죠. 따라서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에도 상봉 행사가 이뤄진 뒤에 북한의 대남, 대미 정책이 쉽게 부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2월 중에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된 뒤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될 경우 북한의 반응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칼린 씨, 지금 북한이 남북관계의 목적을 이루기에 유리한 상황입니까?

[녹취: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They’ve begun what I…”

칼린) 저는 북한이 한국에 어떤 몸짓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한국이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일축했죠. 북한이 이런 제안을 해 놓고 항상 도발을 일삼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그 건 사실이 아니지만 어쨌든 한국 정부가 그런 식으로 북한의 제안을 일축한 겁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입장이 조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미군 전략폭격기가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한국 측에서 먼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상당히 우려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확실한 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최근에 갑자기 뒤로 물러서고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북한이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에서 제시한 내용에 한국이 접근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차 교수가 지적했듯이 남북관계는 한쪽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남북대화가 한 걸음씩 진행되다 언제든 깨질 수 있습니다. 북한과 박근혜 대통령은 서로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반응하지 않으면 북한의 대남정책도 작동할 수 없습니다.

기자) 미국의 시각에 대해서 얘기해 보죠.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체제 안정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큰 우려사항은 뭐라고 보십니까?

[녹취: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I think the biggest concern…”

빅터 차)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건 북한의 핵 개발 계획입니다. 그 중에서도 비밀 우라늄 농축 계획은 북한의 핵무기를 급격하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체제 안정과 관련해서 장성택 처형은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미국에도 분명히 우려 사안입니다. 북한 지도부 안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경우 북한의 체제 안정에 관해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칼린 씨,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핵 문제와 체제 안정 문제를 연계시켜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녹취: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I do not understand…”

칼린) 미국 정부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이 미국의 최대 우려사안이라고 해도, 그동안 미국이 취해온 ‘전략적 인내’는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습니다. 미국이 이루려는 바와 실제 행동이 서로 맞지 않는 겁니다. 미국 정부가 왜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뭔가 다른 방식을 취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지금 하고 있는 건 북한의 핵 개발 계획을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기자) 차 교수님, 미국이 한반도의 상황 관리를 위해서 북한에 손을 내밀 때가 왔다고 생각하십니까?

[녹취: 빅터 차,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I agree with Bob…”

빅터 차) 칼린 씨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전략적 인내’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최소한 핵탄두를 지구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능력을 더 보여줄지 알 수 없습니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축소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냐고 하는데요, 현재로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외교에서 기존의 ‘전략적 인내’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정치적 의지가 없습니다. 오히려 대북 제재에 무게를 두려는 정치적 의지가 더 강합니다. 이란 핵 협상이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강력하고 광범위한 경제제재가 이란을 핵 협상장으로 이끌어 낸 만큼, 북한에 대해서도 제재의 수위를 더 끌어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칼린 씨, 미국이 대북 접근방식을 다시 생각할 때가 왔다고 보십니까?

[녹취: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They only have three years…”

칼린)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정도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북한과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미국과의 협상은 더이상 가치가 없다, 북한이 곧 이렇게 판단할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핵 협상을 타결해도 다음 행정부에서 정책이 뒤집힐 수 있다는 거죠. 기회의 창이 곧 닫히고,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더 생산하는 걸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해를 맞아 `VOA'가 준비한 `2014 북한 체제' 기획보도, 전문가 좌담을 끝으로 모두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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