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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이산가족 상봉 진정성 갖고 호응해야"


한국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 통일부 박수진 부대변인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동의하고도 개최 시기를 놓고 연일 침묵을 지키자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이런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진전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시기를 북한 측에 제안한 지 나흘 째지만 북한은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북한이 지난 24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제의하면서 시기는 ‘설이 지나 날씨가 좀 풀린 다음 한국 측이 편리한 대로 하자’고 해 놓고 정작 한국 측이 시기를 제안한 데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 통일부는 30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산가족 상봉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이런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하면서도 다음 달 17일부터 22일 상봉 행사를 갖자는 한국 측 제안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실무접촉도 무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인륜과 천륜을 갈라놓고 상봉을 기다리던 이산가족 가슴에 또 다시 못박는 일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이 진정으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제안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이산가족들의 상처를 줄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박 부대변인은 지금 북한이 영변에 있는 플루토늄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우라늄 농축 시설의 규모도 확충한다고 보도됐다며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이 이렇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런 일입니다.”

이어 북한은 당장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비핵화 관련 국제 의무와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한 기자설명회에서 이례적으로 북 핵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박 부대변인은 언론보도에 기초한 입장 표명이라며, 근본적으로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으려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움직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이 워싱턴 현지 시간으로 29일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있고 플루토늄 원자로도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북 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9일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영변이 계속해서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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