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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개헌 국민투표 시작...태국 '방콕 봉쇄' 반정부 시위 이틀째


오늘의 주요 국제 현안을 정리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어떤 소식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네, 이집트에서 새 헌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시작됐습니다.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파리에서 만나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습니다.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먼저 이집트로 가 보죠. 국민투표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새 헌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전국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내일까지 이틀간 열릴 이번 국민선거는 작년에 이집트 군부가 축출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시절 제정된 친 이슬람 성향의 헌법을 교체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진행자) 투표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길게 선 모습이 이집트 텔레비젼 방송에 보도됐습니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는 전국에 20만 명의 경찰과 여러 군부대를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군부는 투표를 방해하는 어떤 폭력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새 헌법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습니까?

기자) 기존 헌법에서 친이슬람 성향의 내용을 대폭 삭제하고 민주적인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슬람을 국가종교로 인정하면서도 종교 자유의 보장,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보호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미국처럼 4년 임기로 재선을 통해 최대 8년까지 할 수 있고, 의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권한을 갖게했습니다. 또 남녀 평등, 종교나 인종 등 특정 성향에 편중된 정당 창당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군부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투표의 관전 포인트는 뭔가요?

기자) 투표율입니다. 전문가들은 새 헌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무르시 퇴진 이후 폭력과 정국 혼란이 가중돼 1천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게다가 경제도 악화됐기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얼마나 많이 투표를 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정국 안정과 변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국민투표가 통과되면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요?

기자) 과도정부 주도하에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현재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도 관심사 입니다. 하지만 이집트 군부가 테러단체로 규정한 ‘무슬림형제단’이 투표 거부 운동을 하는 등 여전히 반발이 거세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어떤 소식인가요?

기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어제(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났습니다. 오는 22일 제네바에서 개최될 시리아 국제평화회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거죠.

진행자) 두 장관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케리 장관은 제네바 회담의 성공을 위해 여러 사안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따라 교전이 가장 치열한 북서부 도시 알레포의 휴전 가능성과 포로 교환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양측은 이란의 제네바 회담 참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걸림돌이 뭔가요?

기자) 이란의 시리아 과도정부 지지 여부 입니다. 미국은 이란의 회담 참여 조건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배제한 과도정부 수립을 반드시 지지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제네바 회담의 목적 자체가 시리아 과도정부에 대한 협상이기때문에 이를 지지해야 참석이 가능하다는 거죠.

진행자) 그럼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이란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때문에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이 말하는 협상의 실용적 측면을 보더라도 이란이 제네바 회담에 참여하는 게 진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 장관의 회동을 ‘감자외교’ 라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는데, 왜 그런가요?

기자) 케리 장관이 회담장에서 선물로 라브라프 장관에게 미국의 아이다호 감자를 선물했기때문입니다. 아이다호 감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감자로 아주 크고 길죽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케리 장관은 작년 성탄절 때 아이다호주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할 때 라브로프 장관이 감자를 언급해 직접 선물로 갖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자에 숨겨진 의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외교가의 선물로 감자가 등장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좀 이례적이기도 한데, 라브로프 장관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웃으면서 “인상적” 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라브로브 장관은 이후 케리 장관이 준 감자는 당근과 째찍 사이에 넣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자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러시아측은 답례로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에게 핑크색의 러시아 전통 털모자를 선물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의 말에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자외교에 대해 케리 장관이 작년에 상당히 악화된 두 나라의 관계를 풀어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미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러시아 임시 망명 등 신병문제와 시리아 해법 등 여러 국제 현안을 놓고 각을 세웠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의 마리아 자카로바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감자가 좋은 신호”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다음은 일본으로 가 볼까요?

기자) 아베 내각의 역사관과 영토 개념이 계속 주변국과 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과거 일본이 침략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중국의 자료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열돼 왔는데요. 오늘(14일)은 일본 문부과학상의 ‘독도’ ,일본명 ‘다케시마’발언으로 한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문부과학상이 어떤 얘기를 했나요?

기자)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오늘(1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일본명 ‘다케시마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명기하기로 한 지침은 “국가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아이들이 조국의 영토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교과서 해설서 개정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항의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제국주의적 야욕을 밝힌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움직임은 제국주의적 영토 야욕을 상기시키는 매우 온당치 못한 행동” 이라며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습니다. 또 독도는 한국의 고유영토로 일본이 독도에 대해 부당한 주장을 계속하면서 한-일 우호를 언급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논란을 야기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가 뭔가요?

기자) 교과서를 편찬하고 수업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학업 지침서입니다. 교과서와 역사교육의 뼈대라고 할 수 있죠. 일본 언론들은 앞서 아베 내각이 이 해설서를 조기 개정해 독도, 일본명 ‘다케시마가 한국에 불법으로 점거됐다는 내용을 넣을 것이라고 보도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설서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내용이 공개됐나요?

기자)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모무라 문부과학상은 오늘 “개정을 하게되면 외교경로를 통해 주변국들에 제대로 설명할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인 ‘다케시마’ 라는 홍보 동영상을 정부 웹사이트에 올려 한국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한 가지 소식만 더 알아보죠. 태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시작됐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 드렸는데, 현재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방콕 셧다운’ 으로 불리는 반정부 시위가 오늘(14일)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시위대는 방콕 시내의 대여섯 개 주요 도로와 교차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계속했습니다.

진행자) 친나왓 총리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시위대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친나왓 총리는 오늘(14일) 기자들에게 자신은 헌법에 따라 총리의 임무를 수행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협력과 대화만이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친나왓 총리] “타이어”

친나왓 총리는 총리 자리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현 상황에서 정치적 안정을 유지할 의무가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잉락 친나왓 총리가 사퇴하지 않으면 총리를 감금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터억수반 전 부총리] “타이어”

시위대는 또 며칠 안에 진전이 없으면 조만간 증권거래소를 봉쇄하겠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와 야당이 계속 각을 세우는 형국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진전의 신호들도 보이고 있습니다.
친나왓 총리가 내일(15일) 시위대 대표와 정계 지도자들을 만나 시위대가 요구하고 있는 총선을 5월까지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태국 정부는 앞서 의회를 해산하고 다음달 2일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했는데, 야당과 시위대는 조치가 미흡하다며 총선 연기와 함께 정부를 대체할 ‘국민위원회’ 설치를 촉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방콕 시내와 정부를 마비시키겠다고 밝혔는데, 방콕 시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시위대가 주요 교차로와 일부 정부 청사 앞을 점거해 교통 체증이 일부 있기 하지만 대체적으로 방콕 시내는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정무 활동도 큰 무리없이 진행 중이란 게 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진전이 없을 경우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잠재된 상황입니다. 한편 태국 정부는 이번 시위로 태국의 대표적인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영권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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