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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북한 사회상 알리는 미술전...'초코파이' 형상화


미국 뉴욕의 한국인 미술가 채진주 씨가 초코파이를 이용해 북한의 사회 변화를 형상화한 자신의 작품 앞에 서있다.

미국 뉴욕의 한국인 미술가 채진주 씨가 초코파이를 이용해 북한의 사회 변화를 형상화한 자신의 작품 앞에 서있다.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에게 최고의 간식으로 인기가 높은 초코파이가 세계 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초코파이가 갖는 상징성이 부각됐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 3장이 걸렸고, ‘위대한 영도자’를 찬양하는 기사들을 커다란 초코파이 그림이 가렸습니다.

접시 위에 올린 금박의 초코파이 양 옆엔 포크와 칼이 가지런히 놓였습니다.

뉴욕 ‘줄리 메네렛’ 현대미술관이 지난 8일 개막한 ‘북한을 바꾸는 초코파이’라는 기획전입니다.

뉴욕에 진출한 한국인 미술가 채진주 씨는 실제로 초콜릿을 녹여 초코파이가 북한에 몰고온 변화의 바람을 작품으로 옮겼습니다.

[녹취: 채진주 작가] “초콜릿이 달콤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고, 또 그게 북한으로 들어가서 공산주의 국가를 녹이고 있는 그런 의미로 초콜릿을 사용한 거구요.”

스펀지 사탕으로 불리는 마시멜로로 채워진 작고 둥근 과자가 북한 주민들에게 간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걸 형상화한 작품들.

북한이 체제 선전에 집중하는 동안 초코파이는 장마당으로 흘러들어가 시장경제 전파의 상징이 된 현실을 담았습니다.

[녹취: 채진주 작가] “지금 북한 사람들이 초코파이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한데, 그 상황이 지금 북한을 어떻게 바꿔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냥 앞도 볼 수도 없고, 신문이 신문 역할도 하지 못하고, 그래서 그냥 (노동신문) 전체를 초콜릿으로 덮은 거거든요.”

전시장은 초콜릿 녹이는 냄새로 가득합니다.

한 켠에선 `노동신문'에 실린 선전가요 선율이 흘러나오는데, 전시된 악보는 초코파이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개사돼 있습니다.

층층이 쌓여있는 초코파이 상자들 위엔 여행가방이 열려 있고, 그 안에 낱개로 흩어져 있는 초코파이와 아이패드가 보입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채 씨는 초코파이를 매개로 북한 상황을 그려내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녹취: 채진주 작가]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지가 고민이어서 음악으로도 접근을 했고, 초코파이를 가져가고, 또 도네잇(기부)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접근을 했고, 또 초코파이 관련 영상을 보면서도 알게끔 하고 싶었구요.”

채 씨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서 초코파이 50 상자를 구입했습니다.

관객들은 그 안에 든 작은 파이들이 북한과 바깥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녹취: 채진주 작가] “우리에게는 그냥 하나의 팻(지방)이고 슈거(설탕)에 불과한데 그들에게는 이 하나가 몇 개월을 지탱할 수 있는, 쌀로 바꿀 수 있기도 한데, 저희는 이게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 건지도 모르고 북한에서 그 작은 값어치로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구요.”

그래서 전시장 바닥 일부에 쌀을 흩어 관객들에게 북한의 열악한 식량 사정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예술에 정치를 담아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초코파이에 함축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채 씨는 오히려 미국에 온 뒤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관련 주제를 담은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의 공원에서 북한 주민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대형 풍선을 띄우는 게 다음 작업 계획입니다.

2월23일까지 열릴 예정인 이번 전시회 수익금은 모두 북한 인권단체에 기부됩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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