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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신사 참배 후폭풍 거세...미국,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 우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꼐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어제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과 중국 등 이웃나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를 안치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셉니다. 이집트 정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본 후텐마 미 공군기지 이전 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고 하셨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가 어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하게 비난한 데 이어, 오늘 (27일)도 강력한 대응 조치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일정을 전면 보류하고 대일정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또 중국은 관영매체가 아베 총리를 입국금지 명단에 올릴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한국 정부의 반응부터 살펴보죠. 그동안 일본과 어떤 외교일정을 추진 중이었는데 전면 보류한다는 겁니까?

기자) 한국은 다음 달 초에 차관급 전략대화, 또 내년 상반기에는 국장급 안보정책 협의를 위한 외교일정을 일본과 조율 중이었는데, 이번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로 전면 보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에는 여건이 성숙되면 외교장관 회담이나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얼어붙은 양국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었는데요. 역시 기약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의 냉각기가 더 길어질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네. 한-일간 군사교류도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 국방부는 오늘,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와 관련한 정부의 어제 발표 내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일본의 행태를 통해 과연 어떤 군사교류가 가능할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 군사교류와 관련해서, 며칠 전 남수단에 파견 중인 한국 군부대가 현지 일본 자위대로부터 탄약을 지원 받았다는 소식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한국 한빛부대인데요. 의료 지원 등 비전투 임무를 띄고 남수단에서 활동 중이지만, 최근 폭력 사태가 악화되자 유엔을 통해 같은 종류의 탄약을 쓰는 자위대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한국 국방부는 한국에서 후속 군수지원이 도착하는대로 자위대로부터 지원 받은 탄약을 즉각 반환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국회 차원에서도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한국 여당과 야당이 한 목소리로 아베 총리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데요.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에서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허위와 기만 같은 거친 표현을 써가며 아베 총리를 비난했습니다. 이번 참배가 개인 자격이라는 일본 내각의 발표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허위이자 기만이라는 겁니다. 또 일본 지도자가 국제 정의와 인류양심, 이웃나라들의 인내심에 계속 도전한다면, 그에 맞는 대응을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굉장히 강력한 어조군요?

기자) 네. 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아베 총리를 입국금지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데요. `환구시보'는 오늘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해 강력한 거부감을 표명할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한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 총리가 개인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이라면서, 총리 본인의 취지를 확실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장관은 또 이를 위해 어제 아베 총리의 담화 내용을 각국 언어로 바꿔서 발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조차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아사히 신문' 등은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로 일본의 입장에서 잃을 게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외교 현장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많은 외교관들의 노력이, 총리 한 사람의 행동 때문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이집트로 가보겠습니다. 최근 이집트 과도정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미국이 우려를 표했다고요?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26일) 나빌 파미 이집트 과도정부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우려를 전달했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최대 정치 기반이었는데요, 미국은 이집트 과도정부의 이번 조치로 정치적 분열과 혼란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통화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케리 장관은 이집트에서 폭력 사태가 사라져야 한다면서도, 무슬림형제단이 테러조직이라는 이집트 과도정부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양한 정치세력을 포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야만 정치안정과 민주주의로의 이행이 가능하고, 시민들의 기본권도 지킬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라 화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이집트 과도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우려는 비단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24일 만수라 지역의 경찰본부 건물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의 배후로 무슬림형제단을 지목하면서 테러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당시 공격으로 1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고요. 게다가 알카에다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집트 정부는 반정부 시위대에 더욱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요?

기자) 네. 이집트 보안당국은 무슬림형제단의 모든 활동을 금지한 데 이어, 어제는 시위에 더욱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위 지도자는 최고 사형에도 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 이집트에서는 무슬림형제단 등을 중심으로 군부와 과도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됐는데요. 군부는 최근 반정부 활동을 차단하고 시위를 금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취해왔습니다.

진행자) 무슬림형제단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무슬림형제단은 이미 핵심 지도부가 군부에 체포되고, 일부는 재판을 받는 등 과도정부 들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는 자신들이 과거에도 정부의 오랜 탄압을 견뎌왔다면서, 이번 조치도 자신들의 행동과 신념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본 내 미군 기지 이전이 오랫동안 풀기 어려운 양국 현안이 돼 왔는데, 진전이 있었다고요?

기자) 일본 오키나와 당국이 미군 후텐마 공군기지를 오키나와 현 내 다른 북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오늘 승인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가 후텐마 기지 이전을 위해 현 내 나고시 헤노코 연안부를 매립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요청을 승인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왜 반대해 온 건가요?

기자) 후텐마 기지는 당사자인 오키나와 주민들에게는 매우 민감한 현안입니다. 나카이마 지사는 지난 2010년 재선 당시 후텐마 기지를 현 내 다른 곳이 아니라, 아예 현 외로 이전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 동안에도 그런 입장을 유지해왔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입장을 바꾼 겁니다.

진행자) 왜 입장을 바꾼 건가요?

기자) 후텐마 기지 이전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요. 또 아베 정부 들어 기지 이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텐마 기지는 주거지역에 둘러싸여 있고 그래서 안전 문제 등으로 이전이 시급한 상황이고요. 여기에 아베 총리는 지난 25일 나카이마 지사와 만나서, 현 내 기지 이전을 위해 상당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또 후텐마 기지 사용을 5년 안에 중단하고, 환경 규정도 강화하는 등 나카이마 지사의 요구도 수용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주민들의 반대는 여전한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후텐마 주민들은 조속한 기지 이전을 원하지만, 오키나와 현 전체로 봤을 때는 현 외로 아예 나가야 한다는 여론이 훨씬 많으니까요. 특히 이번에 새 부지로 지목된 나고 시에서는 내년 1월 시장 선거가 열리는데요. 이를 계기로 반대 여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아직 이번 나카이마 지사의 결정에 대한 반응은 없습니다. 하지만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기지 이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습니다. 아베 총리가 이번에 오키나와 현의 요구를 수용한 것도 미국과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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