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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아베 총리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중 강력 반발


세계 각국의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 1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습니다. 이웃나라인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남수단 유혈 사태가 악화되면서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유엔은 평화유지군 증원에 이어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아베 일본 총리가 오늘 (2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일본 1급 전범들의 위패를 보관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매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이미 얼어붙은 이들 나라와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예고 없이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겁니까?

기자) 네, 매우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획은 오늘 오전에야 언론에 전해졌고, 11시반 쯤 아베 총리가 탄 검은 관용 차량이 도쿄의 신사 앞에 도착했습니다. 예복 차림을 한 아베 총리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곧바로 본전으로 가서 참배를 했는데요. 참배 일정 발표부터 마칠 때까지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모든 과정은 TV로 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이유도 밝혔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참배 직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총리 자격으로 신사를 찾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을 참배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베 정권의 1년을 보고하는 의미에서 신사에 온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주변국들과의 관계에는 큰 악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는 참배를 마친 후 한국과 중국 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가능하다면 두 나라 정상과 만나 직접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다시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겁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아베 총리의 이번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우선 한국은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직접 나서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진룡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들을 합사한 곳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이웃나라들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또 일본이 진정으로 국제 평화에 기여하려면 무엇보다 그릇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고, 이웃나라와 국민들에게 철저한 반성과 사죄로 신뢰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주한 일본대사도 불러서 항의했다고요?

기자) 네. 김규현 한국 외교부 1차관이 주한 일본대사 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쿠라이 타카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서,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김 차관은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는 한-일 관계의 안정을 바라는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가요?

기자) 중국도 매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중국의 결연한 반대에도 거리낌 없이 2차대전 전범들이 안치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면서, 중국 국민들의 감정을 짓밟은 것은 물론이고, 역사 정의와 인류양식에도 공공연하게 도전하는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또, 일본 지도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과거 군국주의에 대해 국제사회가 내린 정의의 심판을 뒤집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입장도 나왔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실망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주일 미국대사관은 성명에서,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친구라고 전제하면서도, 일본이 이웃나라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행위를 한 데 대해 실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이웃나라의 관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겠는데요?

기자) 당분간 최악의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베 총리가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신사 참배를 강행한 만큼, 관계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겁니다. 특히 그동안 한국과 중국이 일본 지도부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꾸준히 요구해온 점을 고려할 때, 관계 개선을 포기한 것 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한국에서는 조심스럽게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요, 이번 신사 참배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최근 추진 중이던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이 한국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외교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사 참배를 강행한 배경은 뭘까요?

기자) 아베 내각은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주요 지지 기반인 보수층의 지지를 다시 모아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특히 그동안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요구하는 등 관계 개선 노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자,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네. 아베 총리는 과거 1차 내각 당시 참배 못한 게 한이라고 했었는데요. 이번에 총리 재임 후 1년만에 신사 참배를 강행했습니다. 일본 현직 총리의 참배로는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전 총리 이후 7년만에 처음입니다.

/// VOA ID ///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남수단 유혈 사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남수단 유혈사태 내전으로 치닫으면서 성탄절인 어제 (25일)도 교전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민간인 수 백 명을 학살했다는 증언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사망자는 이미 수 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 유엔 관계자가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에서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진행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이 어제 밝힌 내용입니다. 유엔은 1억6천6백만 달러의 남수단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지 민간인들의 건강과 공중위생 관리, 난민캠프 운영 등의 자금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단에서는 이번 유혈사태로 이미 20만 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중 6만 명 정도는 현지 유엔평화유지군 주둔지 주변에 모여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유엔에서 평화유지군도 추가로 보내기로 했죠?

기자) 네.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평화유지군 5천5백 명을 추가 배치기로 했습니다. 현재 수단에는 7천 명의 유엔군 병력이 주둔 중인데요, 이번 조치로 1만2천5백 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병력은 주변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미 활동 중인 군인들을 이동 배치하게 됩니다.

/// VOA ID ///

진행자) 계속해서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에서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 탄생 120주년을 맞아,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상무위원 7 명이 오늘(26일) 오전 베이징의 마오주석기념관을 찾은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추모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생가가 있는 후난성 샤오산에는 1만여 명의 참배객이 모였고요, 전국에서 마오 전 주석에 대한 기념 행사도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마오 전 주석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도 높은 것 같군요?

기자)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마오 전 주석을 존경한다는 응답자가 10 명 중 9 명 이상이었습니다. 또 공이 과보다 많다는 의견도 85%를 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마오 시절 문화대혁명 등에 대한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 마오 전 주석의 과오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 관영매체들은 마오 전 주석의 공을 더 부각시키는 모습입니다. 중국에서 최근 경제력 신장으로 민족주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고, 시진핑 체제에서 공산주의를 다시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만 더 알아보겠습니다. 태국에서 정치 불안이 계속되면서, 선관위가 총선 연기를 권고했군요?

기자) 태국 방콕에서 연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시위대와 경찰이 2주만에 다시 충돌하면서, 경찰 1 명이 숨지고 수 십 명이 부상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태국 정부는 당초 2월에 조기 총선을 치른다는 계획이었는데요?

기자) 잉락 친나왓 총리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총선 이전에 정치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오늘 충돌도 총선 투표용지 기호추첨 장소에 시위대가 진입을 시도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러자 선관위가 현 상황에서 공정한 선거가 어렵다면서, 총선 연기를 요구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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