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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성택 처형 북한 내 파장 주시"...김경희,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 불참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장성택 처형의 북한 내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도 이 문제를 긴밀히 논의 중임을 확인했는데요,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어제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성택 처형을 ‘극적인 상황 전개’라며, 장성택 처형 이후의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도 미국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확인했는데요, 미국 정부가 현재 역내 동맹국들과 우방국들과 이 문제를 심도깊게 협의 중이며, 특히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의 협력과 관련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1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장성택 처형 이후 미-중 고위급 인사가 북한 관련 논의를 하기는 처음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케리 장관이 동남아 순방 중에 왕이 부장과 전화통화를 한 건 이례적인데요,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분위기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발언 수위가 부쩍 높아진 데서도 감지되는데요, 앞서 케리 장관은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 무자비하고 난폭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어제(16일) 연말 기자회견 소식 살펴보죠. 북한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요?

기자) 네, 반 총장은 북한에 대해 국제 의무와 인권을 지키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유엔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형집행에 반대하며, 이는 매우 근본적인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특히 북한의 장성택 처형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관련국들에 신중하게 행동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데요, 미 의회는 청문회를 준비 중이라고요?

기자) 미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프랭크 울프 연방 하원의원은 어제(16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 1~2월께 북한인권 청문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울프 위원장은 서방에서 교육을 받은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오히려 더 잔인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요, 그러면서 서방국들이 북한인권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인권단체들은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나요?

기자) 김정은 정권이 이전 세대보다 더 잔혹하고 무자비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 담당 국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공정한 재판 없이 자국민을 처형해 온 것은 놀랄 일이 아니지만, 장성택처럼 당의 고위 간부를 공개적으로 빠르게 처형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장성택의 처형은 옛 소련의 지도자 스탈린의 공포정치를 연상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늘 (17일)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추모대회와 참배 행사를 열었는데요,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김정일 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평양체육관에서 중앙추모대회가 열렸습니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왼편으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영길 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등이 앉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주석단의 배치가 기존 정치국 서열 순서에 따른 것으로 기존의 인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장 전 부위원장의 숙청과 관련한 북한 내 권력 변동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지난 해 1주기 행사와 비슷한 수준에서 이뤄졌다며, 북한이 장성택 숙청을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결집의 계기로 적극 활용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장성택 처형 이후 거취가 주목됐던 김경희 당 비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요?

기자) 네, 김경희 당 비서는 오전 중앙추모대회에 이어 참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추모대회와 참배식 모두 참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반면, 거취가 주목됐던 또 다른 인물인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김 제1위원장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는데요, 리설주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건 지난 10월16일 평양에서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두 달 만입니다..

진행자) 장성택 처형으로 북-중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장성택 처형이 중국의 태도에 미칠 중장기적 영향인데요,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로렌스 코브 미국진보센터 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훨씬 조심스러운 대북 접근법을 취할 걸로 내다본 반면,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장성택 처형이 중국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래리 닉시 전 의회조사국(CRS)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이 건재할 때도 중국의 대북 채널과 영향력은 축소되고 있었다며, 이를 되돌릴 수 있는 능력에도 한계가 분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김관진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내년 초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김관진 장관은 오늘(1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 장관이 장성택 처형에 대해 북한의 유일체제를 공고화 하기 위한 것으로 일시적으론 북한 내부가 강화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 내부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도발 시기를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로 예상한 것은 북한이 3월에 시행되는 미-한 키 리졸브 훈련을 빌미로 이에 앞서 반발할 가능성을 고려한 분석으로 보입니다. 김 대변인은 김 장관이 특히 군부의 과도한 충성 경쟁이 도발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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