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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석방 뉴먼 씨 "억류 중인 케네스 배 기억해야"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메릴 뉴먼 씨가 7일 부인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메릴 뉴먼 씨가 7일 부인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북한 당국이 미국인 관광객 메릴 뉴먼 씨 석방 문제를 미국 정부와 논의했으며, 석방 결정도 미리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먼 씨는 자신이 억류 중 사죄문을 발표한 건 북한의 협박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 억류됐던 6.25전쟁 참전용사 메릴 뉴먼 씨 석방은 미국과 북한간 직접대화의 결과였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고위 관계자는 또 북한이 뉴먼 씨 석방 사실을 직통전화를 통해 미국 측에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CNN'은 이 관계자로부터 미-북간 접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0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85살의 뉴먼 씨는 평양을 떠나기 직전 '반공화국 적대행위' 혐의로 체포됐다가 억류 42일만인 지난 7일 풀려났습니다.

뉴먼 씨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호기심에 북한 안내원에게 했던 질문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여행 전 북한으로부터 구월산을 방문해도 된다는 승인까지 받았기 때문에 현지 안내원에게 구월산에서 싸웠던 군인들이 아직 살아있는지, 살아있다면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본 게 화근이 됐다는 겁니다.

뉴먼 씨는 북한인들이 아직도 한국전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점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뉴먼 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활동했던 반공 게릴라 부대인 '구월산유격대'의 군사고문관을 지냈습니다.

뉴먼 씨는 지난 달 말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자신이 사죄문을 읽는 영상은 협박 때문이었다며, 북한 측 조사관이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간첩 혐의로 1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먼 씨는 이날 성명에서 1년 넘게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CNN 방송'에,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 씨의 가족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뉴먼 씨가 연말을 가족과 보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배 씨도 속히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배 씨가 살았던 서부 워싱턴 주에서 발행되는 '시애틀 타임스' 신문은 사설을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 씨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신문은 뉴먼 씨와 마찬가지로 배 씨도 북한에 합법적으로 입국했었다며, 북한이 뉴먼 씨의 석방 이유로 그가 고령인 것과 죄를 인정한 점을 지목했듯이 배 씨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이미 영상을 통해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온라인 청원운동 사이트인 '체인지닷오그'에서 진행 중인 배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10일 현재 1만8천33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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