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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반정부 투쟁 선동…대북정책 전환 노림수"


지난 10월 북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며,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 내용을 전하고있다.
지난 10월 북한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하며,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 내용을 전하고있다.
북한은 사회단체들을 총동원해 한국 사회단체들의 반정부 투쟁을 연일 선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부의 갈등을 키워 박근혜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에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사회단체들을 앞세워 연일 한국 내부의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0일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가 한국에서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며 반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선동한 게 시발점이었습니다.

22일엔 근로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23일엔 조선학생위원회, 그리고 24일엔 여성 근로단체인 조선민주여성동맹이 비슷한 내용의 담화문을 냈습니다.

1일엔 농민단체인 조선농업근로자동맹이 나섰습니다. 이 단체는 대변인 담화에서 쌀 개방 반대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한국 내 일부 농민단체들의 행동을 의로운 투쟁이라고 부추겼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조절하다가 대통령 실명 비난으로, 그리고 마침내 반정부 투쟁 선동으로까지 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사회단체들을 총동원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꾸려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도 한국 내부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대북 입지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박사] “남한 내부에서 박근혜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전략으로 남한 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거나 정부 비난에 합세한다든가 하면서 남한 내 동조세력에 뭔가 메시지를 줘서 한국 정부의 대북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죠.”

김 박사는 북한이 주력하는 목표가 경제와 관광 특구를 개발해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건데 금강산 관광 재개가 막히면서 외자 유치도 힘들게 됐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태도를 바꾸려는 차원의 공세라고 분석했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는 북한이 개성공단 협의에 일부 호응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한국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반정부 투쟁 선동이라기보다는 이를 통해 실리를 얻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이후 한국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안보 의식이 한층 강화됐다며 북한의 대응은 한국사회가 달라진 점들을 간과한 채 과거 수법들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악화된 남북관계 속에서 한국에 대한 비난을 강화함으로써 내부적으로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함께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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