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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이란 핵 협상 타결, 북 핵 해결 도움 안돼"


스위스 제네바에서 나흘간의 핵 협상을 벌인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 중재국과 이란 대표들이 24일 합의에 도달한 후 악수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나흘간의 핵 협상을 벌인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 중재국과 이란 대표들이 24일 합의에 도달한 후 악수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생산 권한을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의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북한 핵 문제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태도와 6자회담 재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10년을 끌어온 이란 핵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이란 핵 계획을 규제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제제는 완화되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됩니다.

이란 핵 협상 타결 방식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북한 핵 문제에 선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란 사례가 북한에 긍정적인 교훈을 주진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학 총장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번 합의를 핵 보유를 정당화 하는 구실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총장]

비록 우라늄 농축 순도를 5% 이하로 제한했지만 북한으로서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리를 확보한 데 관심이 클 것이란 설명입니다.

안보 전문기관인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앞으로 협상에서 이란 사례를 들며 저농축 우라늄 생산 권리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전문가들은 저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하는 건 시간 문제일 뿐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입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과 이란의 농축 기술은 모두 파키스탄에서 입수한 것으로, 점차 농도를 높여 고농축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란 핵 계획 중단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풀어주는 해법이 대북제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미국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 이성윤 교수입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북한으로서는 금융제재로 인한 피해는 늘 만회할 길이 있다, 이런 전례를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이 앞으로 좀 드라마틱한 그런 제스처만 취하면 언제든지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취소하고 다시 핵 협상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그런 교훈을 안겨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이란에 대해 포괄적인 제재를 해 온 서방국가들이 효과적인 지렛대를 포기함으로써 북한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문제에 숨통이 트이면서 미국의 관심과 외교 역량이 자연스럽게 북한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협상이 북 핵 6자회담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입니다.

[녹취: 미첼 리스 총장]

이란과의 협상을 잠정 타결한 미국이 내년엔 6자회담 재개에 한층 무게를 둘 것이고, 존 케리 국무장관 역시 그런 외교 노력을 이미 활발히 기울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러나 리스 총장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이 핵을 포기했을 때도 북한은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면서, 이란 사례가 북 핵 협상에 진전을 가져다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터프츠대학 외교전문대학원 이성윤 교수는 이번 협상이 6자회담 재개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의 전략이 그런 움직임을 부추기는 행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미국이 먼저 북한에 적극적으로 6자회담을 하자고 제의하는 것보다 오히려 북한이 함정을 파놓고 다시 6자회담 재개합시다, 이런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이란 핵 협상이 6자회담의 불씨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존 페퍼 미국 정책연구소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 핵 협상을 서두름으로써 이란과의 협상 타결 과정에서 각을 세운 보수 정치권 인사들을 또다시 자극하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담 조기 재개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존 페퍼 소장]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복잡한 절차와 과제가 많이 남아 있어 앞으로 6개월간 북한 문제는 미국 정부의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더 나아가 북한의 전략에 말릴 수 있는 핵 협상보다는 차라리 ‘선의의 무시’ 전략이 나은 대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드 연구원]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을 성급히 북 핵 협상의 계기나 동력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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