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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핵 협상 타결 환영, 북한도 결단 내려야"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6월 냉각탑(오른쪽) 폭파를 앞두고 촬영한 북한 영변 핵 시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이란이 국제사회와 핵 협상을 타결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북한도 핵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타결이 북 핵 협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란이 미국 등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상대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 단계 조치에 합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 “한국 정부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중수로 관련 활동을 동결하고 국제원자력 기구(IAEA)에 의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환영합니다”

외교부는 또 합의 사항들이 성실하게 이행돼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며 북한도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비록 초기 단계지만 이번 합의가 북핵 협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합의 결과를 북한이 자기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등이 이란에 제재완화를 제시하고 합의 이행 여부를 6개월간 지켜보기로 한 데 대해 북한도 자신들의 제재 완화 요구가 정당하다고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한 부분 또한 북한이 핵 주권 논리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함형필 박사입니다.

[녹취: 함형필 국방연구원 박사] “이란에 저농축 우라늄까지 허용해 주는 상황이면 북한에도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는 거죠, 즉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와 우라늄 농축을 엮어서 자기들은 저농축이라고 계속 주장했을 경우 한-미-일의 기존 주장이 북한의 공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거죠”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란의 경우 핵무기 확산 금지조약, NPT 가입국이고 핵 무기 개발 의지를 밝힌 적이 없지만 북한은 NPT를 탈퇴했고 세 차례의 핵 실험은 물론 핵 무기 보유국이라고까지 주장하는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해법도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그 대가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경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경우 북한에도 압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합의가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대화를 통한 이란의 초보적 합의서가 나왔기 때문에 이것이 북한 미국 모두에게 빨리 대화를 통해 핵 없는 세상으로 가자는 국제사회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은 미국과 중국 또는 북한에게도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란 핵 협상이 합의에 이른 뒤에도 이란 지도자들의 이전에 주장했던 핵 주권 발언들을 새삼스럽게 보도했습니다.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은 25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0일 연설에서 이란은 자기 나라의 핵 권리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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