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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사위 워싱턴서 북한인권 청문회 개최


탈북 여성 조진혜 씨(오른쪽)가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탈북 여성 조진혜 씨(오른쪽)가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어제 (30일) 이 곳 워싱턴에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증인으로 나선 2 명의 탈북 여성은 북한 여성들이 겪는 인권 유린들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청문회 뒤 ‘VOA’에, 증인들이 열정적으로 진정성 있는 증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씨] “저같이 나이 어린 또래들은 학교 가방대신 산나물 바구니를 들어야 하구요. 연필대신 칼들고 다니면서 풀뿌리를 캐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 없는 어린아이들은 힘없이 그냥 버려지고.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26살 탈북 여성 조진혜 씨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립니다.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 아버지, 두 남동생을 회상할 때는 울먹이다가도 북한 정권에 대해 얘기할 때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합니다.

[녹취: 조진혜 씨] "BMW 같은 (고급차량)만 타고 다니시고 저는 듣고 보지 못한 위스키만 마시고 유명한 가수들만 끼고 도는 정부가 있는데, 그런 중에 굶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게 왜 정부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자연재해 때문에 그랬다면 1-2년으로 족하잖아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30일 워싱턴의 존스 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이틀 일정으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서울과 도쿄, 런던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린 워싱턴 청문회 첫 날은 미국 내 탈북 여성 2 명이 참석해 북한 여성들이 겪는 인권 침해들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증인들에게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북한 주민들이 겪은 식량권 유린, 성분차별, 종교자유 박해, 강제북송, 이동의 자유 침해 등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특히 전날 유엔총회에서 “탈북자들의 증언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북한 측 대표의 주장에 대해 증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며 공정성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커비 위원장] “government of North Korea says that the testimonies…

조진혜 씨는 이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맞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씨] “한 사람이 두 사람이 이런 증언을 한다면 거짓일 수 있습니다. 3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살고, 일본에, 영국에, 미국에 사는 그렇게 많은 탈북자들이 하나같이 김정은이 정권이 좋다고 생각하고 배급을 잘 받고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사람이 없고 다 저와 비슷한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뭐라고 하던지 여러분이 판단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증인으로 참석한 북한 교원 출신 탈북 여성 목사는 북한의 수령독재 체제와 종교 박해의 연관성 등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습니다.

[녹취: 탈북 여성] “북한사회는 김일성이란 교주에 주체사상이란 경전에 의해 유지되는 국가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 배치되는 기독교든 천주교든 또 다른 종교가 들어갔을 때 말 그대로 김일성 종교가 무너지고 훼손된다는 겁니다. 그럼 그 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이라고 불렀던 김일성이 진짜 하나님이 아니구나란 사실을 알 때 주민들 속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그 걸 막기 위해 북한 정권이 박해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호주 대법관 출신인 커비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 뒤 ‘VOA’에, 증인들이 매우 진정성있게 열정적으로 증언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커비 위원장] “With eloquent and with passion and with apparent truthfulness..

커비 위원장은 유엔총회에서의 북한 대표 발언과 탈북자 증인들의 발언을 모두 조사위원회 웹사이트에 공개해 국제사회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이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찾고 있다며, 지난 28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인권 관련 대북 제재에 대해 우려하는 유엔의 독립적 패널들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영국 런던 등 여러 곳에서 변호사들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31일 열리는 청문회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31일 앤드류 나치오스 전 미국 국제개발처장 등 전문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워싱턴에서 마지막 청문회를 개최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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