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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오바마 행정부에 북한과 대화 촉구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료사진)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료사진)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들이 오바마 행정부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북 핵 문제가 악화될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가 오바마 행정부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클린턴 행정부에서 각각 대북 협상을 이끌었던 두 사람은 28일 `뉴욕타임스' 신문에 게재한 ‘북한과 대화해야 할 이유’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현재의 북한과의 “교착 상태는 불안정하며, 직접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의 교착 상태는 북한에 핵 개발을 할 시간만 벌어주며, 새로운 대화에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황은 더 위험하다는 겁니다.

두 사람은 지난 달 하순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이 만남이 양국 관계와 핵 포기에 대한 북한 정권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북한은 대화가 재개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도 협상 안건으로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와 갈루치 전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이 북한에 대한 ‘건강한 회의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대화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을 보이는 것은 북한과 미국 양쪽에 이득”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5년여 동안 중단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주장이지만 미국은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보즈워스 전 대표와 갈루치 전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한에 자신들의 주장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 시작 이전에도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면서, 억류 중인 미국인 케네스 배 씨를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민간단체인 미국외교협회 CFR도 최근 미국과 북한 간 양자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CFR은 ‘북 핵 6자회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이 북한과 양자 회담을 거부하는 것이 회담 진전의 걸림돌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임기 대부분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거부했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핵 개발 중단의 조건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CFR은 부시 행정부 초기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대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양자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습니다.

CFR은 비록 6자회담이 교착 상태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도출에 협력한 점에 미뤄볼 때 이 같은 노력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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