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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경제개발협회 출범...경제특구 개발 목적 민간단체


지난해 8월 북한 라선 경제특구에서 열린 국제무역박람회에 중국 트랙터 제조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해 8월 북한 라선 경제특구에서 열린 국제무역박람회에 중국 트랙터 제조 업체가 참가했다.
북한이 외국 기업들의 경제특구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민간 차원의 지원 조직을 출범시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 없이 효과를 보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경제특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민간급 단체로 조선경제개발협회가 만들어져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협회는 경제 특구에 관심 있는 외국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상담과 자문, 정보 교류와 기업활동 지원 그리고 정부의 위임을 받아 투자 합의를 맺는 일까지 광범위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첫 사업으로 평양에서 미국과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외국 경제전문가들이 참가한 국제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북한과 같은 폐쇄 국가에서 외자 유치와 기업 활동 지원을 전담하는 민간 기구가 생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이 그 동안 당국 주도로 해 온 외자 유치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조치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 “북한 당국이 나서서 그동안 몇 년 간 계속 여러 투자 유치 등을 진행했지만 국제 사회 대북 제재라든지 주변 영향 때문에 제대로 진행이 안되다 보니까 민간이라는 모자를 씌워 내세워 해 보겠다는 북한의 속내가 작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 박사는 북한 체제의 속성상 협회가 당국의 역할을 대행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 유치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시대 들어서 경제특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이 그동안 투자에 필요한 조건과 환경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줄기찬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또 협회가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과 합의까지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보장받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국가경제개발총국을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바꾼 데 대해 경제 특구 개발을 위한 일정 수준의 개혁적 조치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16일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라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가경제개발총국은 2011년 국가경제개발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로, 이번에 위원회로 바뀐 것은 경제특구 개발 문제를 포함해 경제 영역 전반을 총괄하는 사령탑으로 격상시킨 조치라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북한의 경제 개발 노력이 성공하느냐는 대외 환경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당연히 이런 경제 개발 또 경제 개발을 위한 외자 유치를 위해선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완화되고 또 보다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돼야만 북한의 이런 노력이 일정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과의 경협 확대로 활로를 찾으려 하겠지만 핵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의 관계도 불편해지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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