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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 잇는 철도로 수에즈 운하 대체할 수송로 추진'


지난 달 22일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과 북한 라진항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된 가운데, 북한 라진항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달 22일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과 북한 라진항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된 가운데, 북한 라진항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러시아는 최근 극동의 국경도시 하산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의 라진항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개통함으로써 러시아를 동아시아와 유럽 간 교역의 주요 통로로 만들려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가 평가했습니다. 하지만일부 전문가들은 그 같은 사업의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러시아 하산과 북한 라진항 간 54km 철도는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의 일환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결될 경우, 러시아가 유럽철도망에 대한 부분적인 통제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반도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철도망을 이용할 경우,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것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수에즈 운하는 최근 해적이 늘고 이집트와 시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이 증가하기 때문에 화물 수송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수송로를 확보한다면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이 매력적일 수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통신은 그러면서, 한국도 이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부산에서 당국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달 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문제에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부산에서 출발해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가 연결돼서 가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꿈을 꿔왔고...”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안병민 박사는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도 오래 전부터 철도 연결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 이 사업을 통해서 북한은 철도를 통한 중개운송이라든가 노후화된 북한 교통망의 현대화라든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 거점으로서의 충분히 활용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두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투자에서 빠른 시일 안에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적인 운송회사들이 북한을 통과해 화물을 보내는 것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이 핵 개발 계획으로 인해 유엔 제재를 받고 있으며, 북 핵 제거를 위한 6자회담도 지난 2009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철도를 통한 수송이 해상 수송보다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철도 측은 수송 시간 절약으로 상승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운행되고 있는 중국과 유럽간 철도는 열차를 이용한 수송 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화물 열차가 화물선 같은 대형수송 수단이 될 수 없다며,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결된다고 해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데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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