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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관리 "북한-쿠바 2억 달러 무기 거래에 '청천강' 호 동원"

  • 김연호

지난 7월 일 파나마에서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싣고 가다 적발된 북한 국적 선박 '청천강' 호.

지난 7월 일 파나마에서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싣고 가다 적발된 북한 국적 선박 '청천강' 호.

파나마에 억류된 청천강 호는 2억 달러 규모의 북한과 쿠바간 무기거래에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청천강호 선원들은 현지에서 한국어 통역사가 없어 곤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연호 기잡니다.

지난 7월 신고하지 않은 무기류를 싣고 쿠바에서 북한으로 가다 파나마에서 적발된 북한 화물선 청천강 호. 3개월째 청천강 호를 억류한 채 조사를 진행중인 파나마 당국이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벨시오 곤잘레스 파나마 항공해양청장은 조사 결과 청천강 호에서 발견된 미그 21 전투기 2대는 당장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상태이고, 엔진 성능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미국 언론에 밝혔습니다.

곤잘레스 청장은 미그 21 전투기가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노후 기종이지만 여전히 작전 가능한 전투기임에는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천강 호에서 발견된 전투기 엔진 15개도 상대적으로 신제품에 속한다며 교체 엔진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파나마 관리는 청천강 호에서 발견된 전투기에 연료가 채워져 있었다며 최근에 비행한 흔적으로 보인다고 미국 ‘AP’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투기들이 낡은 무기라는 쿠바와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리는 쿠바가 2억 달러를 받고 북한에 무기를 보내려 했다며 이번에 적발된 전투기들도 이 거래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청천강 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하비에르 카라발로 검사는 미그 21 전투기 한 대에서 몇 달전 비행한 사실이 적힌 기록을 발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신문에 밝혔습니다.

적발 당시 청천강 호의 적재 목록에는 1만t의 설탕이 실린 것으로 적혀 있었지만, 설탕 포대 밑에서 미그-21 전투기와 미사일 부품, 군용트럭이 발견됐습니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는 북한에서 수리해 다시 돌려받기로 한 낡은 무기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35명의 청천강 호 선원들은 현재 파나마 운하 인근의 군 기지에 억류돼 있습니다. 파나마 현지의 인터넷 매체 ‘파나마 뉴스’의 에릭 잭슨 편집장입니다.

[녹취: 에릭 잭슨, 파나마 뉴스 편집장] “Well, it’s an old…”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정글 적응훈련을 하던 옛 미 육군 기지에 청천강 호 선원들이 억류돼 있다는 겁니다.

잭슨 편집장은 이곳이 전문 수감시설은 아니며 기지의 일부를 선원들의 수감 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글로 둘러싸인 지형조건 때문에 선원들이 탈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카라발로 검사는 선원들이 청천강 호에서 보다 훨씬 좋은 위생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신문에 밝혔습니다. 깨끗한 옷과 음식, 담배까지 지급하고 있고 냉방시설을 갖춘 곳에서 텔레비젼을 시청하고 오후에는 야외에서 축구도 즐기고 있다는 겁니다.

칼라발로 검사는 또 의사 한 명이 북한 선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고 북한 선원들은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파나마 현지의 한국어 전문 통역사가 부족해 선원들과 파나마 당국간의 의사 소통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나마 뉴스’의 잭슨 편집장입니다.

[녹취: 에릭 잭슨, 파나마 뉴스 편집장] “We do have a Korean…”

해운과 금융업에 종사하는 한인 교포들이 파나마에 있기는 하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법정 전문 통역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파나마 당국은 멕시코에서 한국어 통역사를 초청해 청천강 호 선원들로부터 진술을 받고 있습니다.

파나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원들은 변호인을 통해 약식재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기가 배에 실린 줄 몰랐고, 적발된 무기도 낡은 것들이어서 정식 재판을 받을만한 사건이 아니라는 게 변호인측의 주장입니다.

한편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은 지난 달말 유엔총회 연설에서, 파나마 정부가 청천강 호를 억류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 규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파나마 정부는 청천강 호 사건에 대한 유엔의 조사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8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들을 파나마에 보내 청천강 호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아직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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