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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폐쇄 임박...정치권, 예산안 극한 대립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놓고 정치권이 막판까지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어 정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외부의 사이버 공격에 공동 대응하는 내용의 방위 지침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민간 우주 산업이 크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반군에 의해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미국인 인권운동가가 중재에 나섭니다.

진행자) 미국의 올 회계연도 예산은 이제 오늘로 끝이 나는데요. 새 회계연도 예산안은 아직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주말과 휴일 사이 벌어진 정치권 상황을 간략히 설명드리면요. 앞서 지난 주 금요일, 27일에 상원을 통과했던 예산 수정안이 하원으로 넘겨졌었는데요. 이 수정안에는 당초 하원이 삭감했던 건강보험개혁법 예산을 다시 되살린 겁니다. 그런데 하원은 이 수정안을 검토한지 이틀 만인 29일 새벽, 건강보험개혁법 시행을 다시 1년간 더 보류하는 내용의 2차 수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새 예산 법안은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 건가요?

기자) 다시 상원으로 넘어왔습니다. 미국에서 주요 법안이 의회를 완전히 통과하려면 상원과 하원의 의견이 일치를 이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이렇게 두 차례씩 법안을 주고받은 것인데요. 그러는 동안 협상 시한은 오늘(30일) 단 하루밖에는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슬아슬한 상황인데요, 상원에서 이 법안을 어떻게 처리하게 될까요?

기자)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해리 리드 대표가 일찌감치 하원에서 다시 넘어 온 예산안을 절대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 역시 매우 완강한 입장입니다. 건강보험개혁법의 시행을 막거나 연기하는 어떠한 법안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만일 이번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다 해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 같은데, 양당 의원들은 어떤 입장인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이 어제(29일) CBS 텔레비전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내이션’에 출연했는데요. 역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녹취: 리처드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 “Tomorrow [Monday], the Senate will come in session…”

내일 상원이 개회되기는 하겠지만 하원의 2차 예산 수정안도 결국은 부결될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제 미국민들은 정부 폐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공화당은 정부 폐쇄를 막을 시간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공화당의 케빈 맥카시 하원의원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케빈 맥카스 공화당 하원의원] “I think the House will get back together in enough time…”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면서 이제 상원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정부 폐쇄가 거의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정말 미국 정부 기능이 마비되는 겁니까?

기자) 당장 내일(1일) 새벽 0시부터 정부 폐쇄가 이뤄지면 연방 공무원 80만명에서 100만명이 일시 해고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강제로 쉬는 만큼 보수는 받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관들이 한꺼번에 다 문을 닫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에 따라 정부 기능 마비를 방지할 수 있는 핵심 인력과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안전, 보안 등과 관련된 핵심 공공 업무는 계속 이뤄집니다.

진행자) 군인이나 경찰 등은 계속 근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인과 경찰은 물론이고요. 소방관이나 교도관도 꼭 필요합니다. 또한 우편과 항공, 전기, 수도 등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업무입니다. 참고로 정부가 운영하는 국제방송 저희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 역시 방송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송출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산 없이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경우 제때 보수는 지급되지 않고 예산안이 최종 의결됐을 때 소급 적용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부 정부기관들이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남은 예산을 과다하게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미국 보훈처는 56만 달러 상당의 예술작품을 사들였습니다. 또 농무부는 하루만에 14만 달러 어치의 인쇄기용 잉크를 사들였습니다. 통상 예산 집행 마감을 앞두고 남은 예산을 소진하지 않을 경우 이듬해 삭감될 것을 우려하는 정부기관들의 행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상황에서 일부 정부 기관들의 예산 낭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일본이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전에 미군 당국자의 언질이 있었는데요. 10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외무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예정입니다. 개정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에는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공격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포함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외무, 국방장관 회담은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미국과 일본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를 말하는 겁니다.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는 사이버 공격 공동 대응에 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지게 되고요.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은 앞으로 1년에 걸쳐서 국방급 방위협력소위원회에서 검토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현대전에서 사이버 방어 능력도 매우 중요할텐데요. 어떤 상황을 가정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네. 가령 미국이나 일본, 어느 한쪽의 국방용 컴퓨터 시스템이 해킹 공격을 받게 되면 기밀 유출 피해가 심각하겠죠. 이때 미군이나 자위대가 공동으로 대처하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첨단 무기 체계로 운영되는 현대전에서 전산 분야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적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기 전에 미사일방어나 레이더 시스템 등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뒤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이 중국과는 우주 개발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찰스 볼든 국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제64차 국제우주대회가 열렸습니다. 볼든 국장은 마침 베이징에서 바이춘리 중국과학원 원장을 만나서 우주 사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는데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은, 바이춘리 원장이 이번 만남에서 NASA는 우주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상당한 지원을 해 왔으며 앞으로도 양국 간 이 같은 협력이 지속되길 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얘기가 나온김에 미국 민간 우주 산업에 대해 알아보죠. 최근에 민간 우주선들이 발사에 잇달아 성공했다고 하죠?

기자) 네. 우선 미국의 민간 우주항공사가 운영하는 무인 우주화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습니다. 민간 우주항공사 ‘오비털 사이언스 코퍼레이션(OSC)’ 사의 ‘시그너스’호를 말하는 것인데요. 사실 프로그램에 일부 문제가 있어서 예정보다 일주일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 시그너스호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활동하는 37명의 우주인들에게 공급할 식량과 옷가지 등 약 590킬로그램의 물품과 장비를 싣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우주선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유명 정보기술 기업가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어제(29일) 오전에 캘리포니아 연안에 있는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캐나다 위성을 실은 ‘팰컨 9호’ 로켓을 통해 발사됐는데요. 팰컨 9호는 업그레이드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차세대 로켓 모델입니다. 앞서 스페이스X는 OSC보다 먼저 NASA와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무인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3대의 우주선을 발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콜롬비아 반군 세력에 의해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서 미국의 한 인권운동가가 중재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미국인 케빈 스콧 수테이 씨의 석방을 위해 미국의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잭슨 목사는 2주 전에도 콜롬비아에서 개최된 흑인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수테이의 석방을 촉구했었습니다. 케빈 스콧 수테이 씨는 콜롬비아 좌익 반군 세력 무장혁명군(FARC)에 의해 두달 이상 불법 억류돼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이 어쩌다 콜롬비아 반군에게 붙잡혔던 겁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출신의 수테이는 지난 7월에 관광객으로 콜롬비아 중동부의 과비아레 지역을 여행하다가 FARC에 붙잡혀 억류돼 왔습니다. 그런데 반군 측이 최근 콜롬비아 언론을 통해서 수테이 씨의 빠른 석방을 위해 잭슨 목사가 중재해 줄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석방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기자) 반군 측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석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콜롬비아 정부가 잭슨 목사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고요. 미국과도 다소 껄끄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잭슨 목사는 현재 미국이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지난 1961년부터 공산국가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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