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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상회담 11주년...양국 관계 여전히 답보 상태


지난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오른쪽)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지난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오른쪽)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북한과 일본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지 1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북-일 관계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2년 9월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일본 `NHK 방송' 보도입니다.
[
녹취: NHK] “(김정일)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초대해 주어 감사합니다. 총리 대신께서 평양에 몸소 오셔서…가까운 우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위원장은 회담을 마치면서 일제의 식민지배 청산과 양국간 국교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평양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은 “15 명의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시인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피랍 일본인 5 명을 일본으로 송환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11월 북한이 피랍 여성 요코다 메구미의 것이라며 보낸 유골이 가짜로 밝혀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 씨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일본어/메구미 아버지]

요코다 씨는 북한으로부터 전달 받은 메구미의 유골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다른 사람의 유골로 드러났다며, 자신은 메구미가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도 일본에 대해 관계 개선의 손짓을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아베 신조 총리의 자문역인 이지마 이사오 특명담당 내각 관방 참여를 평양으로 불러 북-일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태평양전쟁 말기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묘지를 공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성묘를 위한 일본인 유족들과 일본 언론의 방북도 허용했습니다.

북한 전문기자인 ‘주간동양경제’ 의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은 북한이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후쿠다 일본 주간동양경제 부편집장] “북한에서 보내온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라고 봐도 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일 관계가 풀리려면 일본인 납치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의 일본 전문가인 중앙대학교 김호섭 교수입니다.

[녹취: 중앙대 김호섭 교수] “일본은 사실 규명을 하고, 생존자는 원상 회복을 하고, 사망자는 증거를 내놓고 설명을 하라는 것이 일본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후쿠다 일본 주간동양경제 부편집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해결, 자기 책임이다, 이런 얘기를 고이즈미 수상에게 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다 해결된 일이다. 왜 일본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느냐며 항의조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일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납치 문제 이외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해 4년만에 국장급 회담을 열어 일본인 처 귀국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후속회담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입니다.

중앙대학교의 김호섭 교수는 북-일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중앙대 김호섭 교수] “아베라는 사람이 2002년에 고이즈미 방북시 관방장관으로 수행한 사람이고, 강경한 대북정책을 조언한 사람이고, 그 때문에 나중에 수상이 됐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일본의 대북 강경정책을 바꾸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와 북-일 교역 중단 등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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