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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특구 성공하려면, 핵 문제부터 풀어야"

  • 최원기

지난 2011년 8월 북한 라선 경제특구에서 중국인 방문객들을 위한 환영행사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8월 북한 라선 경제특구에서 중국인 방문객들을 위한 환영행사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최근 원산관광특구를 비롯해 여러 경제특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경제특구가 제대로 되려면 핵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요즘 마식령 스키장을 포함한 원산관광특구 개발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원산 근처의 군용 비행장을 민간 공항으로 바꾸면서까지 특구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KBS방송' 이 보도한 현지 북한 안내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북한 안내원] “갈마 비행장으로 쓰고 있던 비행장이었는데 여기 관광지구 개발 영역으로 잡으면서 이 지역은 갈마 본토 전체를 행사 및 전시, 박람 이런 지역과 이 해수욕 명사십리 6, 7km에 해당하는 해수욕장에 맞게 숙박시설 또는 운동오락시설 상업봉사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북한은 또 금강산과 백두산, 칠보산 관광특구를 추진하는 한편 황해남도 강령군에는 경제특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입니다.

[녹취: 정창현 교수] “북한은 2009년도에 김정일 위원장 생전에 단기간에 외화 획득을 하기 위해 정보통신과 자원개발, 관광 3개 분야를 육성하기로 했고, 그 때분터 금강산과 원산을 잇는 동해안벨트의 관광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해 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말 경제특구를 위한 ‘경제개발구법’을 발표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이 법은 외국의 개인과 법인이 북한의 경제특구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관광특구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에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을 자주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이 `VOA'에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박상권 사장] “지금 자본이 없고, 많은 나라에서 오지도 않는 북한에서는 앞으로 제일 먼저 사업을 잘 해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역시 관광자원이 풍부하니까요. 관광사업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첩경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산이라던지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 칠보산 관광, 평양 관광 이렇게 관광만 잘 해도 충분히 경제 기반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관광을 가장 중시하는 경제정책이 되지 않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이 경제특구를 처음 만든 것은 지난 1991년입니다.

당시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잇따라 무너지자 북한은 그 해 12월 ‘라진-선봉자유무역지대’를 선포하고 이 지역을 동북아시아의 중계무역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라선특구에 진출한 기업은 1백여 개 중국 중소업체가 전부이며, 투자금액도 8천만 달러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 2002년에는 신의주특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신의주에 특별행정구를 설치하고 초대 행정장관으로 중국계 네덜란드 사업가인 양빈을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2003년 초 양빈을 탈세 혐의로 구속하면서 신의주특구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금강산 관광특구 역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의 현대아산에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주었지만, 2008년 한국인 관광객이 북한 군 병사가 쏜 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싱가포르 선적의 유람선을 투입해 금강산 관광을 되살려보려 했지만 관광객이 없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해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황금평 경제특구도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지난 20여 년간 북한이 추진했거나 추진 의사를 밝힌 경제특구는 7-8개에 달하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것은 개성공단이 유일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대로 된 경제특구를 만들려면 핵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결국 대외 부문에서 북-미 관계, 핵 문제를 푸는데 북한이 유연성을 보이지 않으면 북한의 관광, 특구 전략이 제한적인 성과 밖에는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또 경제특구가 성공하려면 외국 투자자들에게 통행, 통신 같은 기본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개성공단 사태에서 보듯이 통행, 통신, 통관과 함께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제도적 측면을 만들어야 하고 국제사회와 남측에 대한 신뢰를 주어야 투자와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밖에 북한에 부정부패가 고질적으로 만연해 있다며, 이 문제도 근절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매년 전세계 각국의 부정부패 정도를 수치화 해 발표하는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북한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와 함께 공공부문의 청렴도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입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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