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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확실'...이란 외무장관 "미국과 신뢰 구축 원해"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엔이 시리아에서 대규모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발표했지만, 사용 주체를 지목하진 않았습니다.이란 고위당국자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일본이 중국의 무인기가 영공에 접근할 경우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시리아 사태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유엔이 예고했던대로 어제(16일)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유엔 조사단이 지난 달 21일 시리아에서 벌어진 공격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와 자료들을 토대로, 치명적인 화학무기인 사린가스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 총장이 직접 보고서 내용을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고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쟁범죄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군요?

기자) 네. 어제 반 총장은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사태가 지난 1980년대 후반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가 수천명을 학살한 이후 가장 심각한 것이라면서, 이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유엔 조사결과 발표 전에도 국제사회에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엔 큰 이견이 없었고, 그것보다 누가 사용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졌었는데...유엔 보고서도 이를 규명하지는 않고 있군요?

기자) 네. 반 총장은 어제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사용 주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유엔은 애초에 조사단의 목적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지, 사용 주체를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단 입장입니다.

진행자) 관련국들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사용주체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앞으로 안보리 결의 마련에도 난항이 예상되는데요. 미국과 서방국들은 이번 보고서로 시리아 아사드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반군이 화학무기 공격의 주체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방국들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사만다 파워 유엔주재미국대사는 화학무기 공격의 규모와 운반수단 등을 봤을 때, 시리아 정부가 공격의 주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오늘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아사드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같은 보고서에 대해서 러시아는 다른 입장이라고요?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늘 같은 기자회견에서 전혀 다른 주장을 폈는데요. 시리아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이 매우 심각한 도발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반군이 서방의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화학무기 공격을 벌였을 가능성을 계속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가 나왔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앞으로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결의 마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유엔 보고서가 화학무기 사용 주체를 지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혼란한 상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일단 현재로선 시리아가 화학무기 목록을 제출하기로 한 20일에 과연 어떤 내용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또 안보리에서는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결의를 논의 중인데요. 서방은 시리아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군사 제재 가능성을 결의에 아예 명기하자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인들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오바마 정부의 외교적인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관데요. 유엔을 통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79%, 반대는 16%였습니다. 또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선 30%가 찬성, 60%가 반대였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실제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여론이 많더군요?

기자) 네. 화학무기를 포기할 거란 응답은 30%에 불과했고, 68%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답했습니다. 또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 압박이 화학무기 폐기에 도움이 될거란 응답도 그렇지 않다는 응답 보다 약간 많았는데요. 미국인들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고 또 시리아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실제 군사공격에 나서는 데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중동 소식인데요, 이란 고위당국자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군요?

기자)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최근 레바논 TV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런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자리프 장관은 이란과 미국이 상호 신뢰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자국의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리프 장관이 이달 말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고위대표와 핵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는데, 전망을 밝게 만드는 발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도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이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다가올 핵 협상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과거와는 달라진 분위기군요?

기자) 네. 살레히 대표는 로하니 대통령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증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양측이 선의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이란과 미국 관계로 돌아가서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미국과 직접대화를 승인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오늘 전한 내용입니다. 하메네이는 지난 7월에도 자신은 미국과의 양자대화에 낙권적이지 않다고 밝힌 바 있고, 여전히 미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승인했다는 건데요. 이란 핵협상 수석대표를 지낸 호세인 무사비안도 전날 아랍권 일간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수십년간 이어져온 적대관계를 끝낼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로하니 대통령과 이미 서한을 통해서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공개했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서한을 교환했고, 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관계, 또 핵 협상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언제나 어려웠고, 새 대통령이 들어섰다고 해서 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거라면서, 하지만 압박과 외교를 병행한다면 진전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엔 총회 기간에 양국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 거란 관측도 있던데요?

기자) 네. 일부 서방 언론들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현재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을 뉴욕에서 만날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이 중국의 무인기가 영공에 접근할 경우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요?

기자) 일본 'NHK 방송'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일본 방위성은 최근 중국의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비행했다고 공개했었는데요. 향후 외국 무인기가 영공에 접근할 경우 격추하는 방안을 대응 조치의 하나로 검토 중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격추하는 건 최후의 조치 아닙니까?

기자) 네. 하지만 방위성은 무인기의 경우 조종사가 없기때문에 무선을 이용한 경고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격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무인기 비행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인데요.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NHK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무인기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센카쿠의 중국명인 댜오위다오 영토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결심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센카쿠 인근 해상에서도 해경선의 순찰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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