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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영 과학자들과 백두산 화산·지진 관측


지난해 10월 위성으로 촬영한 백두산 정상의 모습. 주변이 눈에 덥혀있다.

지난해 10월 위성으로 촬영한 백두산 정상의 모습. 주변이 눈에 덥혀있다.

북한이 서방 과학계와 손잡고 백두산에서 처음으로 화산과 지진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백두산 화산 재분화설이 제기된 데 따른 활동인데요,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달 백두산에 미국과 영국의 민간단체들과 국제 연구팀을 구성하고 광대역 지진계 6대를 설치했습니다. 화산 폭발의 전조가 되는 땅속 움직임을 관측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과학협력은 미국 리처드 라운스베리재단이 미 과학진흥 협회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영국 자연환경연구협의회로부터 지진계를 임대하면서 실현됐습니다.

제임스 해몬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는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백두산에 지진계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 달 북한에 다녀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해몬드 교수] "We went to North Korea..."

방북단은 해몬드 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교수 등 영국과 미국 과학자 3명과 독일 비영리단체 관계자 1명 등 총 4명이었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30여 명의 과학자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해몬드 교수는 말했습니다.

해몬드 교수는 백두산에 설치한 지진계를 통해 전세계 지진 활동을 관측하고, 멀리서 발생한 지진이 백두산 화산 밑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두산은 2000년대 초반 잦은 지진 등 분화 조짐을 보이면서 화산 재폭발 가능성과 예상 시기 등이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해몬드 교수는 백두산 화산이 재분화되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현재로선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해몬드 교수] "It's very difficult to say..."

10여년 전 백두산 화산 마그마가 활동하는 조짐을 보였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백두산은 1천 년 전 '밀레니엄 분출'로 불리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해몬드 교수는 이 폭발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분화 가운데 하나였다며, 화산재가 일본까지 날라갈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백두산이 인근 지진대가 있는 일본 열도에서 1천 km나 떨어져 있는데도 강력한 화산 활동을 보였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해몬드 교수는 이번 지진계 설치를 통해 과거 화산 폭발의 비밀도 밝힐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해몬드 교수에 따르면 백두산 북한 지역의 화산 관측 작업은 2011년 북한이 국제 공동연구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시작됐지만 지진계 설치까지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녹취: 제임스 해몬드 교수]"Some of the equipment we were taking in... "

지진계 같은 정교한 측정장비가 전략물자 반입을 금지하는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조항에 포함되면서 해당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는 데 2년이 걸렸다는 겁니다.

해몬드 교수는 앞으로 북한 측이 지진계의 측정 데이터를 3~4개월마다 전달하게 된다며, 이를 토대로 북한과 공동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몬드 교수 등 관계자들은 올해 안에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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