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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포츠 열풍..."김정은 업적 내세우려는 것"


평양을 방문 후 귀국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7일 베이징 공항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을 방문 후 귀국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7일 베이징 공항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에선 체육 열풍이 뜨겁습니다. 젊고 강인한 지도자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려는 김정은식 통치술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스포츠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자서전에서 김 제1위원장이 10대 시절 뛰어난 운동실력을 보였고 특히 농구를 유별나게 사랑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스위스 유학시절엔 스키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김 제1위원장이 지도자로 전면에 나서면서 체육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온 나라의 체육 열풍이 힘차게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해 11월 발족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구성원들의 면면 때문에 관심을 모았습니다. 권력실세로 꼽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당과 정,군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망라됐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마식령에 세계적 규모의 스키장 건설이 시작된 것도 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축구선수를 키우기 위한 축구학교 설립이나 스포츠 과학화 등에도 당국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들도 스포츠 코너를 따로 만들어 체육 열기를 띄우는 일에 한창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식 통치술에 스포츠가 핵심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강력한 지도자상을 만들고 애국심을 자극해 주민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전략적으로 보면 김정은의 이미지 만들기라는 게 가장 두드러지는 게 젊고 활동적이라는 것이 거든요, 그런 점에서 스포츠가 맞는다고 볼 수가 있겠고 젊은층에 대해서 김정은이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젊은세대들에게 설득력이 있는 거죠”

미국 프로농구 NBA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을 지난 2월과 이달 초 두 차례 초청해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는 등의 파격행보는 스포츠를 외교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예라는 분석입니다.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는 스포츠 열기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으로 박혀 있는 국가 이미지를 개선해 보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우리도 운동을 하고 외국 손님들도 자주 오고 스키장도 만들고 우리도 너희들과 똑같이 정상국가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로드먼과의 대화 중에 로드먼의 재방북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말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분명하진 않지만 개혁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암시한 듯한 말이어서 미국에 대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보여주기식 스포츠 외교가 자신들의 이미지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특히 얼어붙은 미-북 관계를 풀기엔 적절한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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