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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언론, 평양 상류층 호화로운 생활상 보도


북한 상류층을 겨낭해 지난 5월 초 평양에 개업한 해당화관 쇼핑몰에서 점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북한 상류층을 겨낭해 지난 5월 초 평양에 개업한 해당화관 쇼핑몰에서 점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회주의와 평등을 강조하는 북한에 달러를 펑펑 쓰는 상류 특권층이 있다고 중국과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고급 롤렉스 시계를 차고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적지않다는 겁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 언론이 평양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보도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시사잡지 ‘환구’는 최근 자사 평양특파원의 르뽀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잡지는 지난 5월 평양에서 문을 연 ‘해당화관’이 상류층을 겨냥한 ‘소비의 성지’라고 소개했습니다.

해당화관은 쇼핑시설은 물론 음식점과 헬스클럽, 수영장, 사우나, 안마시술소, 미용실 등을 갖췄습니다.

요금은 안마 30 달러, 수영 15 달러, 사우나 5 달러 등이며, 평양 상류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잡지는 북한 상류층의 외모나 행색이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상류층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자가 해당화관에서 만난 한 북한 남성에게 손에 차고 있는 롤렉스 시계에 대해 말을 걸자 이 남성은 “두바이에서 구매한 롤렉스 방수시계”라고 자랑했지만 가격을 물었을 때는 `친구가 준 것'이라며 말을 돌렸다고 잡지는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도 평양에 백화점에서 외화를 쓰며 물건을 사는 상류층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잡지는 평양 창전거리의 식품점에서는 이탈리아산 포도주와 미국의 코카콜라, 허쉬 쵸콜릿 등이 판매되고 있고 햄버거와 피자, 닭 튀김을 파는 속성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고 전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탈북인총연합회 대표는 르뽀 기사에 등장하는 평양의 상류층은 당 간부와 군 장성같은 특권층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안찬일 대표] “롤렉스 차고 수영장 다니고 불고기 먹는 사람들, 평양에서는 1천 불만 가지면 부유하게 살 수있는데, 아무래도 뇌물을 받는 당과 군부 엘리트가 이런 호화생활의 중심에 있는 거죠.”

장마당 상인 출신 신흥부자들도 외화를 사용하는 계층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평양교원대학 출신 탈북자 이숙 씨입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 “북한에도 달러를 전문으로 바꿔주는 장사꾼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돈만 많으면 달러와 바꿀 수도 있고, 외국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도 달러를 들고 다니고, 장사꾼들도 돈이 너무 많아 보관을 할 수없는 사람도 있고…”

외국과 거래하는 무역 부문에서도 달러와 엔화 등 외화를 만지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민보안성이 지난 2009년에 펴낸 ‘법 투쟁 부문 일군들을 위한 참고서’를 보면 중고 자동차 6 대를 외국에 넘기고 3천 달러를 챙긴 무역일군과, 5천 달러를 10여 명의 주민들에게 빌려주고 10%의 이자를 받는 방법으로 58만원을 번 여성 등이 등장합니다.

평양의 상류 특권층은 북한사회의 빈부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외제 자동차를 굴리며 1천 달러짜리 손전화기를 사는 부유층이 있는 반면 끼니를 거르는 주민도 많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전체 인구의 66%에 해당되는 1천6백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빈부격차 문제를 의식한 듯 북한 당국은 ‘공산주의’라는 문구를 하나둘씩 없애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헌법에서 ‘공산주의’라는 문구를 없앤 데 이어 최근에는 노동당의 유일사상 10대 원칙에서도 ‘공산주의 위업의 완성’이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안찬일 대표입니다.

[녹취: 안찬일 대표] “북한은 사회주의를 말하지만 사회주의는 실종됐고, 계획경제와 중앙공급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권력과 결탁한 사람은 돈과 권력을 움켜쥐고 있지만 일반 백성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돈을 쥘 수는 없기때문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빈부격차 문제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큰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국 조지아주립대학 그레이스 오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조지아주립대 그레이스 오 교수] "North Korea follow socialist system…"

오 교수는 북한처럼 사회주의와 평등을 강조하는 체제에서 빈부격차를 방치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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