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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사위, 북한 인권 공청회 사흘째...탈북자들 북한 실상 증언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21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공청회에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탈북자 안명철 씨의 증언을 듣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21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공청회에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탈북자 안명철 씨의 증언을 듣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서울에서 개최 중인 북한의 반인도주의 범죄 관련 청문회가 오늘 (22일) 사흘째 계속됐습니다. 탈북자들은 김일성 교시에 어긋나는 보도나 강연, 글 쓰기 등에 대한 언론통제가 북한에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셋째 날 공개 청문회에는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까지 `조선중앙통신' 기자 겸 작가로 활동하다 한국에 온 장해성 씨와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철도방송위원회에서 방송원으로 일하다 1999년 탈북한 정진화 씨가 증인으로 나서 북한 상황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기사를 주로 쓴 장해성 씨는 시간이 흐르고 점차 더 중요한 기사를 쓸수록 김일성이 잘한 일보다는 잘못한 일들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고향이 백두산이라고 교육 받았지만 실제로는 소련이라는 점과 6.25 한국전쟁이 북한에 의한 남침이라는 사실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헌법보다 김정일 당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훨씬 더 위에 있다면서 10대 원칙 4조 6항에는 토론이나 강의, 또 글을 쓸 때 김일성 교시에 어긋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 장해성 / 조선중앙통신 기자 출신 탈북자] “보고 토론, 강연, 출판물에 실릴 글, 이건 모든 언론을 다 의미합니다. 이 언론이 다 김일성 교시를 먼저 인용하고 그에 입각해서 내용을 이야기 해야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법입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선 정진화 씨는 미국과 한국에 대한 방송을 할 때는 최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면서 방송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재판 한 번 없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는데 북한에서는 그러한 사실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 정진화 / 북한 방송원 출신 탈북자] “북한의 언론 분야는 말을 한 마디 잘못하면 그것이 정치성과 연관되기 때문에 정치범 수용소로 가는 것을 많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한번 잘못을 저지르면 북한 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온 가족이, 엄중한 죄를 지었다 할 때는 거의 3대가 같이 가는 것을 목격하는데 북한에 살 때는 저희들이 그것을 저 사람들이 김일성과 김정일한테 배신을 때렸기 때문에 가는 것이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한 적이 꽤 많았습니다.”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탈북자들의 정치범 관련 증언들이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는 북한 당국에 북한 현지 방문조사를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또 공청회 개최에 가장 중요한 사실은 북한에 대한 조사가 공식 표결 없이 집단적 동의로 결정됐다는 것이라며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 실태조사를 위해 한국에 온 커비 위원장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세르비아 인권운동가인 소냐 비세르코 등 COI 조사위원들은 지난 2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서울에서 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공개청문회를 진행 중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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