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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단체, 북한에 이산가족 생사 확인 요청


2009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 (자료사진)
2009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 (자료사진)
미국에 사는 한인 3명이 북한 내 이산가족의 생사와 거주지를 확인 중입니다. 재미 한인단체의 의뢰를 받은 북한 당국이 조만간 결과를 통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 중인 미 서부의 한인 실향민 단체가 방북 신청인 명단을 최근 북한 당국에 전달했습니다.

‘북가주 이북5도민 연합회’ 백행기 사무총장은 20일 ‘VOA’에, 지난 6월 시작된 관련 절차가 이제 가족찾기 단계로 넘어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백행기 사무총장] “세 분의 모든 서류들을 저희들이 북한 당국에 전부 다 송부를 했습니다.”

가족 확인 작업은 빠르면 2개월, 늦으면 6개월까지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3명의 실향민들이 가족의 생사 여부와 거주지를 통보받는 즉시 방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의 의지와 일의 진행 속도로 볼 때 올 가을께 방북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84살 방흥규 씨는 살아있다면 90살을 훌쩍 넘겼을 누이를 찾기 위해 이번 행사에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해방 이듬해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를 떠난 지 무려 67년이 지났지만 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메입니다.

[녹취: 방흥규 씨] “그런 여자는 지금 세상에서 찾을 수 없을 것 같애. 갈 수 있으면 한번 제 인생에 주어진 기회라고 봅니다.”

누이와 만나 손을 잡고 웃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없다면 그 자녀들이라도 꼭 만나보고 싶어 방북을 결심했습니다.

방 씨는 1940년대 초 친구들과 누볐던 마을 곳곳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방흥규 씨] “우리는 고기잡이를 좋아했어요. 연못 같은 걸 한 댓 명이서 말리워서 고기를 많이 잡고, 뱀장어, 게, 그런 걸 많이 했습니다. 그게 제일 기억이 많이 나요.”

그런가하면 이미 상봉한 이산가족과 소식이 끊겨 방북하기로 한 신청자도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76살 이건용 씨입니다.

[녹취: 이건용 씨] “형수님께서 살아계실지 모르겠고, 살아계셨으면 한 번 더 뵜으면 좋겠고, 자녀들이 5남매 있어요. 저한텐 조카들이죠.”

이 씨는 지난 1988년 북한에서 다시 만난 형이 4년 뒤 사망한 뒤에도 형수와 조카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아 왔지만 11년 전부터 소식이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3년 전 아내와 사별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갈수록 더하다며, 형의 남은 혈육과 반드시 재회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가주 이북5도민 연합회’ 백행기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첫 번째 방북을 순조롭게 마치게 되면 북한 당국과 협의해 이 행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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