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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성혜 "소설 통해 한국전·이산가족 비극 알리고 싶어"

  • 이성은

소설 '숨겨진 탈출구(The Way Out)'의 작가 김성혜 씨.

소설 '숨겨진 탈출구(The Way Out)'의 작가 김성혜 씨.

미국의 한인 작가가 6.25전쟁과 남북한 이산가족의 애환을 그린 소설을 영어와 한글로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중부 위스컨신 주 밀워키에 사는 한인 작가 김성혜 씨가 최근 '숨겨진 탈출구 (The Way Out)'라는 제목의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북한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피난한 실향민인 김 씨는 소설을 통해 6.25전쟁과 이산가족이 겪는 아픔과 고통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 '미아'가 6.25가 발발한 1950년 6월부터 겪는 비참한 현실과 고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녹취: 김성혜 씨] "6.25 때 가족이 남북으로 분산된 가족 이야긴데, 10대였던 두 딸은 북으로 갔고 남쪽에는 엄마하고 어린 아들과 막내 딸이 남았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신 걸로 알았고요. 막내 딸이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 안되겠다 했는데. 돈이 없으니까 고아원으로 들어가서 고아원에서 학교를 다니고 고생 많이 하고 의과대학을 졸업해서 의사가 되서 미국에 왔어요. 그리고 미국 시민권을 따서 북한의 언니들을 찾아서 북한으로 가는 이야기에요.”

현재 이 책은 영문과 한글로 발간돼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김 씨가 영어로 책을 쓰는 작업은 쉽지 않아서, 꼬박 4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의 경험이 이 소설을 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양 만경대에서 남쪽 부산까지 피난을 가게 된 김 씨는 1951년 1.4 후퇴 당시 겪었던 추위와 배고픔이 7살 소녀에게 무척 힘든 현실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녹취: 김성혜 씨] “기저귀를 빨라면 내가 키도 작고 몸무게가 작아서 우물물을 기를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냇가에 가서 빨아야 되는데 냇가에 얼음이 어는 거에요. 그런데 가서 기저귀를 빨아오느라고 손발이 다 동상이 걸렸거든요. 그러니까 밤이면 그 동상이 걸린 손, 발 때문에 울면서 잠을 못자고 있을 때에요…”

뿐만 아니라 전쟁 중 출산을 한 어머니가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몸져 눕게 되면서 김 씨에게는 갓난아기를 포함한 4 명의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막중한 책임까지 따랐습니다.

그런 일상에서 한 미군이 어린 동생을 등에 업고 다니던 김 씨에게 보여준 친절은 삶의 새로운 희망과 목표를 심어줬습니다.

[녹취: 김성혜 씨] "나는 그 사람이 참 좋았어요. 왜냐하면 나를 아이 취급 해주니까 너무 좋았어요. 한번은 이 군인이 내가 애를 업고 있지 않을 때 온 적이 있는데, 나를 번쩍 들어서 업어 주는 거에요. 넓고 따뜻하고 푸근한 등이 그렇게 좋았어요."

김 씨는 언젠가는 이 군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면서, 수 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렇게 책으로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혜 씨] "이름도 모르는 군인이 보여준 사랑이 저한테 준 게 희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 뭐라고 생각하냐면 사랑이라는 것은 희망의 씨앗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랑은 희망의 엄마다라는 생각도 해보고요."

김 씨는 이 소설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의 역사와 전쟁의 비참함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며, 6.25전쟁이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혜 씨] "한국전 1950년부터 1953년 사이 572만 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했었더라구요. 그 중에 죽은 사람이 3만 3천651 명이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잊혀진 전쟁이라고들 말하고 있어요. 이러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많은 군인들의 도움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좀 감사할 줄도 알아야 되고,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고. 그런 바람이 참 커요.”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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