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한국전 참전용사, 국무장관에 유해발굴 재개 촉구 서한


최근 북한을 방문한 토머스 허드너 씨가 평양에 전시된 한국전 참전 미군 전투기 잔해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전 당시 탑승했던 F-4U 콜세어와 같은 기종이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토머스 허드너 씨가 평양에 전시된 한국전 참전 미군 전투기 잔해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전 당시 탑승했던 F-4U 콜세어와 같은 기종이다.
동료의 유해를 찾기 위해 63년만에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김연호 기잡니다.

미 해군 조종사 출신인 토머스 허드너 씨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허드너 씨는 편지에서 북한이 지난 2005년 중단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미국과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허드너 씨는 지난 주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인민군 관계자들이 정치적 사안들과는 상관없이 유해 발굴이라는 인도주의적 임무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만난 북한 군 관계자들은 군인이자 전문가들이었으며, 그들의 눈을 보고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허드너 씨는 자신의 이번 북한 방문이 미-북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런 바람이 순진한 생각일 수 있지만 어쨌든 오는 9월 다시 방문해 달라는 북한 측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허드너 씨는 6.25전쟁 때 전사한 동료의 유해를 찾기 위해 63년만에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1950년 12월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미 해군 최초의 흑인 조종사 제시 브라운 소위가 그 주인공입니다.

허드너 씨는 당시 동료인 브라운 소위가 몰던 콜세어가 중공군에 피격 당해 추락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콜세어가 부서지는 것을 마다 않고 근처에 동체착륙 시켰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기체에 심하게 끼인 브라운 소위를 구조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영하의 추위와 기체 폭발 위험, 중공군의 기습 가능성 등 때문에 동료를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 63년만에 동료의 유해를 찾기 위해 다시 북한 땅을 밟았지만, 폭우 때문에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장진호 지역에 파견된 북한 군 특별팀마저 폭우로 고립됐기 때문입니다.

북한 측은 앞으로도 제시 브라운의 유해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국’은 지난 달 26일 `VO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때문에 북한과 공동으로 진행해온 유해 발굴 작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유해 발굴 작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한국전쟁 중 미군 5천3백여 명이 북한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