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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다제내성결핵 확산, 예상보다 심각"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결핵 환자의 X-레이 사진. (자료사진)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계획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대규모 만성 다제내성 결핵 환자군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국 동부 보스턴에 위치한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의 승권준 박사와 대북 지원단체 ‘유진벨 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이 최근 공동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밝혔습니다.

두 전문가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의학저널 ‘플로스 메디신'에 게재한 이 논문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유진벨 재단이 북한 의료진의 비공식 보고서와 북한 요양소에서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두 전문가는 밝혔습니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기존의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을 말합니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 WHO는 북한에서 연간 3천5백 명 정도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발생 비율이 낮은 인도 정도의 수준을 적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의 발생 비율이 중국과 비슷하다면 연간 8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최악의 경우인 러시아와 비슷하다면 연간 2만3천 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옛 소련 해체 이후 공중보건의료 체계와 사회복지제도가 붕괴되면서 다제내성 결핵이 빠르게 확산됐던 아제르바이잔과 우즈베키스탄의 사례는 북한에서도 이미 다제내성 결핵이 심각한 문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서 가장 긴급한 문제는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위한 2차 약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처방약이 일반결핵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표준처방보다 수 백 배 비싸기 때문에 북한 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다제내성 결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유진벨 재단의 린튼 박사는 앞서 지난 2011년 `VOA'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녹취: 린튼 유진벨 재단 회장] “우리가 실시하는 다제내성 사업에 비추어본다면 아직 치료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받은 환자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관심하는 분야에서는 아직 끝이 보이지 않죠.”

논문은 자원이 부족한 많은 나라들이 국제기구를 통해서만 2차 결핵약제를 공급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과 관련해 국제기구는 4년 동안 단 5백 명의 환자를 치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제내성 결핵 진단을 위한 실험실의 처리 용량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북한이 2009년부터 국제적인 연계를 통해 평양에 실험실 설립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증받은 실험실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논문은 다제내성 결핵의 진단과 치료를 전국적인 규모로 확장하려면 상당히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후원자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이 제기하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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