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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한국전 정전 60주년] 1. 끝나지 않은 전쟁


지난 4월 한국 파주에서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인근 철책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 파주에서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인근 철책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오는 27일은 6.25 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당시 협정은 적대행위를 일시적으로 멈추고 항구적인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그 상태가 60년이나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VOA'는 60주년을 맞은 정전협정을 다섯 차례로 나눠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정전 60년의 현황과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금부터 60년 전인 1953년 7월27일, 한국전쟁 종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마침내 한반도에서 총성이 멎었습니다.

[녹취: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통해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이 공식 서명됐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유엔군과 공산군 간의 전투가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1개월, 그리고 1951년 7월10일 정전 협상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평화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전쟁을 잠시 멈춘 것일 뿐이었습니다.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한을 동서로 두 쪽으로 가르는 비무장지대 DMZ가 설치됐습니다.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휴전선으로부터 남북이 각각 2km 씩 후퇴해 폭 4km, 길이 248km의 완충지대를 설치한 것입니다.

그러나 DMZ는 비무장지대라는 말과는 달리 중무장화된 지역으로 변했고, 지금까지도 남북간의 치열한 대치가 계속되고 습니다.

DMZ 내에 북한은 280여 개, 남한은 90여 개의 경계초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대포로 분류되는 직일포를 반입했고, 한국 군도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DMZ 곳곳에는 수많은 지뢰가 매설돼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수만도 1백만 발을 넘습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초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60년 전 남북한 간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DMZ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둔 대치는 이제 세계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60년 전 정전협정에서는 일체의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을 멈추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지난 해 발표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사례는 43만 건을 넘었고, 이 가운데 대규모 침투와 국지도발만 약 3천 건입니다. 특히 북한의 주요 무력 도발이 30건에 달했습니다.

[녹취: 한국방송 보도] “북한의 무차별 포격에 면사무소 직원들이 대피를 시작합니다. 직원 3 명이 건물 뒤쪽으로 이동하는 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납니다. 카메라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입니다.”

2010년 11월 북한이 연평도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1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해 군인 전사자 2 명과 중경상 16명, 민간인 사망자 2 명과 민간인 중경상 3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해 3월에는 북한에 의한 한국 해군 천안함 폭침으로 군인 46 명이 전사했습니다.

이밖에도 1968년 청와대 기습 사건과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1983년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1999년과 2002년에는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의 북방한계선 NLL 무단 침입으로 인해 남북간 해상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정전협정이 체결된 직후부터 협정 위반을 일삼던 북한은 1990년대 들어 정전협정을 무효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1차 북 핵 위기 직후인 1994년에 군사정전위원회 북측 대표단을 판문점에서 철수시켰습니다.

이어 1995년과 1996년에는 각각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정전협정 파기를 위협하는 비망록을 발표했고, 1996년에는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유지관리 임무를 포기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2003년 이후에는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연습 등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구실로 더 이상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겠다고 위협했고, 올해 3월에는 처음으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김영철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 3월5일 담화] "조선인민군사령부는 이번 전쟁연습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11일부터 형식적으로나마 유지돼오던 조선정전협정의 효력을 완전히 전면 백지화해버릴 것임."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김진무 박사는 정전협정 폐기는 다시 전쟁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국방연구원] “정전협정이란 게 휴전 아닙니까, 전쟁이 잠시 중단된 거니까. 그럼 정전협정 폐기라는 것은 전쟁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그 얘기는 다시 말하면 한반도가 전쟁 상태다, 이런 것을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다가 공표하는 거라고 얘기할 수가 있죠.”

북한은 지난 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올해 2월에는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이어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 발동, 전시상황 돌입 선언,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군 통신선 차단 등의 잇단 조치를 통해 전쟁 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병력이 최후 돌격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위협을 서슴지 않았고, ‘핵 불바다’ ‘제2의 조선전쟁’ ‘핵 선제타격’과 같은 격한 발언들을 잇따라 쏟아냈습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정전협정 무력화 시도는 한국전쟁이 종전이 아닌 정전, 그것도 매우 불안한 정전 상태에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한반도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전 60주년을 맞이 하는 지금이 결국 한반도에서 평화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지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정전 60주년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협정 위반과 도발 위협으로 정전협정이 그다지 실효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전쟁 상태의 중단 같은 정전협정의 내용과 의미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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