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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파키스탄서 의약품 밀수 적발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경찰이 적발한 불법 수입 의약품과 주류를 폐기처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경찰이 적발한 불법 수입 의약품과 주류를 폐기처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올해 초 파키스탄에서 몰래 술을 팔다 적발된 북한 외교관들이 이번엔 밀수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돈벌이를 위해 의약품을 불법으로 수입하려한 혐의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월 15일 파키스탄 세관 당국은 싱가포르에서 항공편으로 배송된 수상한 화물을 발견했습니다.

수신인은 이슬라마바드의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김국평.

그리고 서류엔 각종 식자재와 음료수가 들어있다고 기재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물 박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박테리아 감염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세픽심’이었습니다.

파키스탄 신문 ‘스포크스맨’은 12일 북한 대사관이 현지에서 밀수 활동을 벌였다면서, 파키스탄 세관 당국이 문제의 화물을 압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싼 화학 약품을 수입해 현지 제약 업체 등에 팔아넘기려고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슬라마바드의 한 소식통은 12일 ‘VOA’에 북한 대사관이 몰래 들여오려고 한 ‘세픽심’의 무게가 7백kg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무려 12만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수신인으로 기재돼 있는 김국평은 파키스탄 주재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이미 지난 2009년 북한으로 귀임한 인물입니다.

북한 대사관이 근무하지도 않는 직원 이름으로 면세신청을 한 뒤 배송물을 받으려고 한 건데, 여기엔 향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지적입니다.

실제로 북한 대사관은 현재 김국평이라는 직원이 없다면서, 밀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현지 소식통은 앞서 북한 대사관이 이슬라마드 공항 부세관장에게 통관 편의를 봐달라는 편지까지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관들에게 부여된 면세특권을 밀수의 방패막이로 사용하려고 시도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 대사관이 공관 운영비 등을 마련하려고 현지 제약회사와 결탁해 반입이 엄격히 제한된 의약품을 들여온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파키스탄 외무부가 밀수 행위를 한 북한 대사관에 대해 아직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 외무부로서도 현지에 주재하지 않는 북한 외교관에게 면세허가를 내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점, 밀수에 연루된 특정인을 지목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자칫 북한과의 외교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 등을 파키스탄 당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편 북한 외교관들은 앞서 올해 초 파키스탄의 최대도시 카라치에서도 주류밀매 활동을 벌이다 적발됐습니다.

카라치의 북한 무역참사부 주재원들이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술을 싼 값에 구입한 뒤 현지 주민과 외국인들에게 팔아온 겁니다.

카라치 수사 당국은 당시 주류 밀매에 연루된 노주식 북한 무역참사의 추방을 건의했으나 파키스탄 외무부는 최종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북한 외교관들이 주류 밀매에 이어 밀수 활동까지 벌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향후 파키스탄 당국의 조치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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