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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방위비 분담 협상 10월 타결키로


한국 경기도 동두천시 미2사단의 주한 미군 장병들. (자료사진)
한국 경기도 동두천시 미2사단의 주한 미군 장병들.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이 내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 협정 체결을 위해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오는 10월 말까지 협상을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아직 의견 차이가 큽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을 미국과 한국이 공동 부담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군 2만8천 명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데요, 두 나라가 특별협정을 통해서 주둔 비용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에는 주한미군이 32만 명을 넘었지만 단계적으로 철수해서 현재는 3만 명을 밑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휴전 직후부터 두 나라가 방위비 분담을 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한국 정부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를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국이 전액 부담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91년부터 방위비를 분담해 왔는데요, 당시 처음으로 두 나라가 방위금 분담 특별협정을 맺었습니다.

진행자) 그 뒤로 계속 몇 년에 한 번씩 협정을 다시 맺은 거군요.

기자) 네, 3년이나 5년 단위로 협정을 갱신해서 지금까지 모두 8 차례 협정을 맺었습니다. 지난 2009년 체결된 8차 협정은 올해 12월31일로 만료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협정을 맺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 협상을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첫 협상은 이번 주에 열렸죠?

기자) 네. 지난 2일 워싱턴에서 두 나라의 첫 고위급 협의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황준국 외교부 미-한 방위분담 협상대사를 수석대표로 외교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이 왔구요, 미국에서는 에릭 존 국무부 방위비 분담협상 대사를 수석대표로 국무부와 국방부,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첫 협상이라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을텐데, 결과가 발표됐습니까?

기자)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협상이 이제 막 시작된 상태라 특별히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협의가 생산적이었고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공식 발표는 없었고 고위 당국자가 한국 언론에 간단하게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이달 말 서울에서 2차 협의를 하고 한국 측 국회 비준 절차를 감안해서 올해 10월 말까지는 협상을 타결하기로 두 나라가 합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협상의 쟁점은 뭔가요?

기자) 방위비 분담 비율입니다. 미국은 한국이 지금보다 분담 비율을 더 끌어올려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이 지난 4월 발간한 ‘미-한 관계’ 보고서를 보면, 지난 몇 년간 미 국방부 측에서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비율을 적어도 50%까지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지난 해의 경우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40~45%를 한국이 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예산이 줄면서 국방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점도 반영 됐겠군요.

기자) 네. 미 의회 역시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4월 미군의 해외주둔 비용 분담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비용 분담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은 5억 달러 이상 증가한 반면, 한국의 비용 분담은 4천2백만 달러 증가에 그쳤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한국의 재정 부담 능력과 주한미군에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제공할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 또 방위비 분담금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협의해 나가겠다, 이게 한국 외교부의 공식입장입니다. 원론적인 얘기인데요,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서 아직 두 나라의 의견 차이가 커 보입니다.

진행자)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인건비를 제외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구체적으로 뭔지에 대해서 두 나라가 아직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비용은 주로 주한미군 운영유지비, 군인 가족들을 위한 주택운영비, 군사건설비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에 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 군인, 미군기지 주변의 기반시설과 토지임대료까지 포함하느냐를 놓고 두 나라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포함되면 한국의 분담비율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방위비 분담을 어떻게 정했습니까?

기자) 분담 비율은 이번에 처음 나온 개념이구요, 전에는 비율이 아니라 총액으로 결정하고, 협정을 다시 맺을 때 기존에 합의한 총액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식으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한국이 분담하고 있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액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한국은 지난 2008년 이후 연평균 8천억 원, 미화 약 7억 달러 가량의 방위비를 분담해 왔습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로 끌어 올린다면, 분담액은 1조원, 미화로 약 9억 달러가량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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