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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중 정상회담] 한-중 관계 현 주소


박근혜 한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7일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다. 사진은 양국 정상의 최근 모습.

박근혜 한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7일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가진다. 사진은 양국 정상의 최근 모습.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올해로 21년을 맞았습니다. 두 나라 관계는 경제 부문에서는 전례없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정치, 외교 분야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중 관계의 현 주소를 이연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베이징에서 수교 협상에 서명했습니다.

[녹취: 김학준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 “대한민국 정부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양국 국민의 이익과 염원에 부응하여 1992년 8월24일자로 상호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결정하였다.”

6·25 전쟁 때 서로 총구를 겨눴던 두 나라가 약 40여년 만에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정식으로 국교 관계를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두 나라 관계는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세계에 유례가 없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 교역액은 2천5백억 달러로 1992년 63억 달러의 38배를 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50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4월 말로 누적 수출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제 중국은 한국 제1의 교역상대국이 됐고, 한국 역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의 3번째 교역국이 됐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수교가 두 나라 경제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통일연구원] “한국으로서는 중국은 신흥시장, 굉장한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기회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중간적인 기술과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시장, 고급기술의 공급처로서 지금까지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교류와 함께 두 나라간 사회, 문화 교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양국간 방문자 수는 680만 명으로, 13만 명을 기록했던 1992년보다 52배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특히 1992년에 4만 명에 불과하던 한국인 중국 방문객은 지난 해 4백만 명으로 1백 배나 급증했고, 이제 중국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한국 가요와 드라마, 영화, 음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례없이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 해 상하이에서 열린 한국 아이돌 가수 ‘신화’의 공연 장면입니다. 입장권 8천 장은 발매와 동시에 전 좌석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의 배우나 가수들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협상이 어떻게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앞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중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제, 사회 문화 부문의 급속한 발전과는 달리 정치, 외교 부문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수교 당시 ‘우호협력관계’로 시작한 두 나라 관계는 1998년 ‘21세기를 위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이어졌고, 2003년에는 다시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설정됐습니다.

이어 2008년에는 두 나라 관계가 한 단계 더 격상됐습니다. 당시 이명박 한국대통령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이명박 대통령] “양국 관계를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나라가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두 나라가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처해 있고, 새로운 발전 기회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나라는 수교 이후 매년 1.5회 꼴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고, 여기에 총리급 고위회담까지 합치면, 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연평균 3회 이상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또한 두 나라 의회와 법원, 정당과 사회단체 간 교류협력도 확대 발전하고 있고, 한동안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안보-국방 분야 교류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간 정치외교 관계는 경제문화 부분에 비해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동국대학교 북한학과의 김용현 교수는 북-중 관계를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정치군사적인 관계는 경제적인 관계에 못미치는 과정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그것은 역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정치군사적인 관계를 규정하면서 한-중 관계는 경제 부분에 귀착되는, 제한되는 이런 형식이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접근법이 약간 달라지기는 했지만, 전통적인 북-중 우호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들어가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다른 분야에서도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3년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으로 촉발된 역사 왜곡 논란은 양국 관계를 뿌리째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고, 최근에는 탈북자 강제송환 등 인권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이밖에 한-중 간에 관할권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어도 문제나 중국 어선의 서해 조업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중 두 나라가 경제 분야의 긴밀한 관계를 정치, 사회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상생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현안 문제 해결에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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