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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유엔 회견, 새로운 메시지 없어"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1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해야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1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해야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뉴욕에서 연 기자회견에 대해 새로운 메시지도 진정성도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대화 재개를 가로 막고 있는 입장 차만 확인했다는 반응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신 대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수 십 년 묵은 북한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별다른 의미 부여를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체제 논의 등은 북한이 늘 주장해 온 말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미 1990년대 초 모두 철수한 한국 내 핵무기를 비핵화 논의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핵통제공동위원회의 상호 사찰 제안을 거부했던 북한으로선 정당성이 없는 행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새삼 옛날의 주장을 유엔 기자회견이라는 방식으로 되풀이한 것은 결국 일방적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유엔본부가 미국에 있다는 점, 그리고 유엔대사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아마 국제사회와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강한 것으로 보고 결국은 일방적인 비핵화는 하지 않겠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그리고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비핵화가 확고히 된 이후에 비핵화 회담을 하겠다, 그런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또 북한이 새로울 것 없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게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비중 있게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으로선 비핵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중국의 압박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 대사가 무산된 남북대화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린 것도 비핵화 대화든 남북 현안을 위한 대화든 당분간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없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스스로도 대화 자체가 어려운 조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대화 제스처를 계속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린 현재의 대치 국면을 일단 모면해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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