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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회담 무산, 2년 전 상황과 흡사'


2011년 2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군사 실무회담을 앞두고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왼쪽)과 리선권 대좌(대령급)이 악수하고 있다.

2011년 2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군사 실무회담을 앞두고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왼쪽)과 리선권 대좌(대령급)이 악수하고 있다.

날짜와 장소까지 합의했던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상황이 2년 전 남북 고위급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됐던 당시와 매우 흡사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부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이 대화 시늉만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은 지난 2011년 2월 8일부터 이틀간 판문점 한국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했습니다.

당시 실무회담은 한 해 전에 일어난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절정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의 갑작스런 대화공세로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실무회담이 열리기 한 달 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를 권고한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북측은 회담 첫 날 진지한 태도로 협상에 임했고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를 하자는 등 적극성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통한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회담 이틀째 오후부터 천안함 폭침 사건을 모략극이라고 주장했고, 결국 회담장을 박차고 떠났습니다.

남북은 당시에도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한국 측은 고위급 군사회담 의제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한정하자고 제의했지만 북측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해소하는 문제 등 포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수석대표 급도 한국은 국방장관과 북한의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북측의 총참모장으로 할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보다 낮은 인민무력부 부부장 또는 부총참모장으로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남북관계에서 상호 신뢰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불신이 바로 회담을 목전에 두고 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남북 당국 간 대화인데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또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이 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등 시기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남북은 이번에는 실무접촉에서 남북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했지만 북한 측이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또다시 일방적으로 회담 불참을 선언해 끝내 무산됐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2년 전처럼 이번에도 미-중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직전에 대화 시늉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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