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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주류 밀매로 파키스탄서 추방 압박


파키스탄 세관 당국이 지난 1월 카라치에서 불법 밀매 단속 중 압수한 주류를 태우고 있다. (자료사진)

파키스탄 세관 당국이 지난 1월 카라치에서 불법 밀매 단속 중 압수한 주류를 태우고 있다. (자료사진)

파키스탄 수사 당국이 현지에서 암암리에 술을 팔다 적발된 북한 외교관의 추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파키스탄의 최대 도시 카라치에서 주류 밀매 활동을 벌인 북한 외교관이 추방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카라치 수사 당국이 주류 밀매에 연루된 북한 무역참사부 대표의 추방을 파키스탄 외무부에 건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카라치에는 북한의 무역참사부와 산하기관인 해운대표부, 보험대표부가 파견돼 있으며, 7명의 북한 외교관들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7 명 모두 주류 밀매에 가담해 왔지만 이번에 추방이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북한 무역참사부 대표를 맡고 있는 노주식 무역참사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북한 외교관들은 카라치 당국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주류 밀매를 완전히 중단하고 외부출입까지 극도로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달 25일 ‘VOA’에 카라치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현지 주민과 외국인들에게 술을 팔다 적발돼 파키스탄 당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면세점에서 술을 싼 값에 구입해 카라치의 대규모 주택단지 DHA(Defense Housing Authority)를 중심으로 각지에 술을 공급해 왔다는 겁니다.

이런 정황은 주류 밀매를 목격한 현지 주민들이 지난 1월 DHA 주택관리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불거졌습니다.

DHA 주택관리청은 북한 외교관들이 민간인들에게 술을 판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토대로 감사에 나섰으며,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 외무부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현지 소식통은 27일 ‘VOA’에 카라치 당국이 지난 달 수사 결과를 외무부에 보고하면서 북한 무역참사부 대표의 추방을 건의했지만 외무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이 최근 총선거를 치르면서 과도정부가 중요한 외교적 결정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 외교관들과 결탁해 주류 밀매 활동을 벌여온 현지 브로커들이 파키스탄 관리들에게 이 문제를 덮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도 당국의 조치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브로커들은 파키스탄 전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범죄조직의 분파로, 그동안 북한 외교관들과 주류밀매 수익을 절반씩 나눠왔으며, 카라치 북한 공관의 공과금까지 대납해 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주류 밀매 규모가 카라치 내 주류 공급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파키스탄 외무부가 외압에 밀려 추방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대신 북한 외교관들의 면세 신청 한도를 잠정적으로 축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관측입니다.

한편 파키스탄은 이슬람 원칙에 따라 주류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현지 북한 외교관들이 남긴 차액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면세점에서 35 달러 정도에 판매되는 맥주 한 박스가 이 곳에선 5배가 넘는 2백 달러에 거래되고, 역시 35 달러 수준인 양주 한병이 1백20 달러에서 1백30 달러 선에 팔리기 때문입니다.

현지 소식통은 북한 외교관들이 공관과 숙소를 주류보관소로, 외교관 차량을 배달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주요 고객인 현지 민간인들과 식당, 외국인 학교에 근무하는 외국인 등에게 술을 공급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주류 밀매 사업을 통해 현지 공관 운영자금 등을 스스로 조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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