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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장관 "북한과 대화위한 대화 안해"...왕자루이 "북-중 일반적 국가관계"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백성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혔군요.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예.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 한국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소쩍새가 한 번 운다고 국화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는 비유를 들었는데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걸 강조한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먼저 보여야 할 행동, 역시 비핵화를 가리키는 거겠죠?

기자) 그게 핵심입니다. 핵포기와 국제 의무 준수, 구체적으로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게 출발점이라는 걸 윤 장관이 거듭 확인한 겁니다. 또 진정성 있는 태도가 뭔지는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변했다는 점 역시 거론했는데요. 북-중 대 미-한-일 같은 대립구도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윤 장관은 그 밖에 다음 달 하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 핵 공조 방안을 깊이 논의할 것과 미-한-중, 세 나라가 반관반민의 전략대화를 열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북한 특사를 맞으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주목됐는데, 중국 외교부가 추가 설명을 했군요.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과 최룡해 특사 간 면담에 대해 북한의 보도 내용이 중국에서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지 않느냐, 이런 질문에 훙레이 대변인이 답하면서 나온 내용입니다. 추가 설명이긴 하지만 기존의 중국 정부 입장 그대롭니다.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관련 당사국들이 모두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굳건히 유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게 중국이 북한에 전달한 입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중요한 건 한반도 비핵화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한 건데요. 북한 특사의 반응에 대한 중국 측의 추가 설명은 없었나요?

기자) 이미 알려진 그대롭니다. 훙레이 대변인은 북한 측이 각 당사자와 공동 노력하며, 6자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측의 그런 입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전문가들 반응은 회의적이라면서요?

기자) 냉담합니다. 북한이 중국 측에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6자회담이나 미-북 대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북한과의 대화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중국에서 비핵화를 언급한 적이 없는 데 회담 개최 자체가 뭐가 의미가 있느냐, 따라서 그의 발언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회의론입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은 왜 신뢰할만한 비핵화 약속도 없이 대화 얘길 꺼냈을까요?

기자) 대화 재개 보다 평화공세에 목적이 있다, 그래서 북한이 이 시점에 중국에 특사를 보낸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단기적 전술 변화를 꾀하고 있을 뿐이라는 거죠. 중요한 건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인데 그런 조짐은 없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북한 특사가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건 결국 중국을 의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렇게들 보는 거군요.

기자) 북한 스스로도 그동안 중국 측 입장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행동을 해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중국 정부도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으니까요. 또 중요한 변수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북한으로선 상당히 신경 쓰이는 대목이죠. 여기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담에 앞서 중국에 적극적 공세를 펼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전문가들 관측은 그렇습니다.

진행자) 이런 분위기라면 6자회담이나 미-북 대화 재개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마침 한국 정부가 북한이 제의한 6.25 기념행사 공동개최 제안을 불허했다는 소식도 들어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22일 6.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명의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올해 기념행사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열자고 제안했는데요. 한국 정부가 여기에 쐐기를 박은 거죠. 한국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북한이 당국간 대화 제의는 거부하면서 민간단체를 상대로 공동 행사를 제의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6.15 공동행사 개최는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식 대화 창구가 엄연히 열려 있는데 자꾸 민간단체에 접근하지 말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게 다 남남 갈등을 조성하려는 행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남북 당국간 대화에 나와 신뢰를 쌓는 것이 순리라는 얘깁니다.

진행자) 한 가지 소식 더 알아 보겠습니다. 중국의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과 중국이 일반적 국가관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어떤 자리에서 나온 얘깁니까?

기자) 한국 새누리당의 유기준 최고위원이 전한 얘깁니다. 유 최고위원은 지난 주 중국에서 왕자루이 부장과 충칭시 당 서기 등을 만났는데요.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에 따르면 왕자루이 부장이 유기준 최고위원과 면담하면서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혈맹이라기 보다는 일반적 국가관계라는 걸 강조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겠죠?

기자) 그런 징후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에서도 최근 북한에 대한 비판적 기사나 논설이 눈에 많이 띄구요. 주 유엔 한국대표부 김숙 대사도 최근 중국 외교관들이 도발을 중단하라는 설득을 무시한 북한에 대해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길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지방정부에 안내공문을 내려 보낸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예. 여기까지 듣죠. 한반도 주요 소식을 간추려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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