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오바마 "무인기 공격, 엄격히 제한"...일리노이 하원, 위안부 결의안 채택


미국의 주요 소식을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에서 오늘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어떤 소식이 준비돼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무인기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동 평화협상 중재에 나섰습니다. 일리노이 하원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위안부를 기리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워싱턴 주에서 고속도로 다리가 무너졌습니다.

진행자) 어제 (24일) 미국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국방대학 연설이 단연 주목받았습니다. 중요한 정책을 발표했죠?

기자) 예. 미국의 새로운 대테러정책 지침을 제시하는 자리였습니다. 201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최우선 국가정책 목표 중 하나가 테러와의 전쟁 아니었습니까? 10년이 훌쩍 넘은 겁니다. 따라서 이 전쟁을 끝없이 계속할 순 없고 그 규모를 축소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테러조직을 박멸하기 위한 체계적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자기 방어라는 주장만으로 모든 게 인정될 순 없다는 큰 전제를 확인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 어떤 것들이 제시됐나요?

기자) 무인기 폭격 제한과 관타나모 폐쇄 방침, 이렇게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우선 무인기 폭격은 최근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침해 비판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이제 이 무인기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인기 폭격에 의한 사망자 수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여타 비정부기구의 주장이 차이를 보이지만,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족들에게도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또 관타나모 수용소는 이제 폐쇄 쪽으로 가는겁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수용소 폐쇄를 위한 단계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2008년 대통령선거 당시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니까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자신은 수용소 폐쇄를 시도했지만 의회가 이를 막았다, 따라서 정치권이 이 문제와 관련해 협조해 달라, 이렇게 촉구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절대 만들어져서는 안되는 시설이었던 만큼 의회가 폐쇄를 막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는 논립니다. 보다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는데요. 수감자들의 예멘 이송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국방부에 해당 업무를 담당할 특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연설을 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예. 미국의 대테러 활동에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겁니다. 최근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 사태 조작 의혹이 있었죠? 게다가 미국 무인기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폭격 의혹도 잇따랐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는 수 년동안 제기돼 온 문제이구요. 오바마 대통령이 특히 이 사안은 의회로 책임 소재의 공을 넘기고 있어서요, 공화당의 반응 또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동 방문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걸로 아는데요.

기자) 예. 케리 장관이 지난 1월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벌써 네 번쨉니다. 이스라엘과 서안지구 양쪽을 모두 방문하기는 세 번째이구요. 이번에도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 중재를 위한 방문이었습니다. 23일 오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났구요, 오후엔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와 회동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협상을 재개하라는 게 미국의 일관적 입장 아닙니까?

기자) 예, 늘 같은 촉구를 해왔죠? 케리 장관도 중동 순방 때마다 대화 재개를 촉구해 왔습니다. 이번엔 특히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회의론과 냉소주의로 가득 찬 중동 지역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도 했구요. 네타냐후 총리는 양측의 평화 협상 재개 안을 포함해 이란 핵문제, 시리아 사태 등을 케리 장관과 논의했다면서 의지가 있다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직접 회담도 오랫동안 열리지 않고 있죠?

기자) 3년 정도 됐습니다. 2010년 서안지구의 정착촌 건설 동결 시한이 만료되고 나서 네타냐후 총리가 동결 연장을 거부하면서 지금까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니까요.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 당시 점령한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구요. 반면 이스라엘은 조건 없는 만남을 요구하고 있어서 양측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겁니다.

진행자) 중동 평화협상 재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케리 장관, 이 지역에서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다음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예. 미국 소식입니다만, 최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와도 관계가 있는 내용입니다. 미국 일리노이 하원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위안부의 고통과 희생을 기린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23일 채택했습니다. 위안부 강제 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위안부들의 노력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또 그런 내용을 공교육 정규과정에 포함시키겠다, 그런 방침도 담고 있다면서요?

기자) 예. 아시아와 2차 대전의 역사를 가르칠 때 적절한 나이의 학생들에게 위안부와 인신매매에 관해 교육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아울러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있습니다. 이런 결의안이 주의회에서 반대의견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점, 역시 중요합니다.

진행자) 어떻게 주의회 차원에서 이런 결의안을 채택하게 됐을까요?

기자) 현지 한인단체의 힘이 컸습니다. ‘시카고 한인교육문화마당집’과 ‘시민참여센터’가 1년간 노력 끝에 일궈낸 성과입니다. 특히 두 단체는 결의안 추진 과정에서 일본 시민단체를 설득해 결의안에 대한 찬성 의사를 이끌어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의안은 미국내 한-일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한 첫 결의안이 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런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된 적이 있습니까?

기자) 벌써 다섯번쨉니다. 1999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이 행동에 나섰던 적이 있구요. 이어 2013년1월 뉴욕주 상하원, 3월 뉴저지주 하원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방 하원도 2007년 7월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역사적 책임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예.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죠. 미국에선 동성애자들의 권익이 꾸준히 신장되고 있는데요. 그 영역이 보이스카우트로까지 확장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이스카우트, 즉 소년단은 미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단체인데요. 2백60만 명의 회원과 10만개 지부를 갖추고 있습니다. 성인 지도자와 자원봉사자도 1백만 명에 이르구요.
그런데 창립 103년 역사상 처음으로 청소년 동성애자 가입을 승인했습니다.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23일 연례회의에서 투표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1천4백명 정도 회원이 참석했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 61%가 찬성표를 던졌답니다.

진행자) 이게 워낙 논란이 많은 사안이어서요. 반발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창립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지금 반발이 많습니다. 보수 성향의 후원 단체들은 동성애자 가입을 허용하면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까지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재정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일부 보수적인 학부모들과 교회들은 보이스카우트의 맹세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여기 “도덕적으로 올바르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이번 결정이 여기 위배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그런 상황이라면 청소년 동성애자 가입이 자리 잡기까지 진통이 적지 않겠는데요?

기자) 그렇게 보입니다. 이번 결정의 효력은 내년도 1월부터 발생하게 되는데요. 그 때까지도 논란이 가라앉을 것 같지 않습니다. 또 이번 결정은 청소년 회원들의 입단에만 국한된 것이고, 성인 동성애자 입단 문제는 아예 논의되지 않아서요. 여기에 대해선 앞으로 동성애차별반대연합 같은 조직들이 또다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에선 가슴 철렁한 사고가 있었죠? 고속도로 다리가 무너졌다고요?

기자) 예.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23일 오후 7시경 스카짓강의 고속도로 다리가 무너져 3대의 차량이 물에 빠졌습니다. 사고 현장에 즉시 보트가 투입돼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조하고 병원으로 옮겼는데요. 다행히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녁시간이었고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그나마 피해가 적었던 겁니다.

진행자) 정말 큰 일 날 뻔 했군요. 어쩌다가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까요?

기자) 다리가 지어진 시기가 1955년입니다. 6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다리라는 거죠. 최근 시설물 평가에서도 1백 점 만점에 57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 평균 수준인 80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현재 워싱턴 주 교통부는 적재량 초과로 다리가 무너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사고가 일어나는 게 흔한 일은 아닌데요. 지난 2007년 북부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퇴근 시간에 다리가 무너져 13명이 숨지고 1백40명이 다치는 대형사고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예. 미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소식들을 알아 보는 워싱턴 24시,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