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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국인 금강산 관광 시작...한국 정부 '유감'


유람선 '황성호'를 타고 20일 금강산 관광을 위해 고성항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 북한 조선중앙관영통신 배포.
유람선 '황성호'를 타고 20일 금강산 관광을 위해 고성항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 북한 조선중앙관영통신 배포.

북한이 외국인을 상대로 한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을 상대로 한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싱가포르 유람선 ‘황성호’를 이용한 외국인들의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8일 라선을 떠나 20일 고성항에 도착한 관광단은 이날 구룡연와 신계사, 해금강과 삼일포를 돌아봤습니다.

이어 이튿날인 21일에는 만물상을 비롯한 명소들을 둘러본 뒤 금강산을 떠났습니다.

`조선중앙TV'는 관광객들이 금강산의 절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중국인 관광객-조선중앙TV]

이 중국인 관광객은 귀국하면 친지들에게 금강산에 꼭 가보라고 추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2011년 8월, 재일한인 북송 수단으로 유명했던 만경봉호를 활용해 라선과 금강산을 오가는 해상관광을 시범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해외 언론에 현장을 공개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섰지만, 배가 워낙 낡아서 관광객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올해 2월 숙박과 금강산 해상관광 기능을 겸한 싱가포르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했고, 성대한 개업식까지 열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나선 경제무역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속에서 싱가포르 관광선 ‘황성호’ 개업식을 성대히 가지게 됩니다.”

길이 1백38m, 폭 28m에 탑승인원 7백여 명의 대형 유람선인 황성호는 총 8개 층으로 이뤄진 배 안에 객실과 면세점, 미용실, 주점, 휴게실, 공연식당 등 다양한 서비스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1년, 상하이-평양 간 직항 전세기까지 마련해 외국인의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지난 해에는 하얼빈과 다롄에서 각각 금강산을 연결하는 전세기 관광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한국인들의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끊긴 외화벌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외국인들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형석 대변인]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간 합의를 백지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과 한국 현대아산의 합의로 지난 1998년 11월에 유람선을 이용해 처음 시작됐고, 2003년 9월동해선 육로 관광길이 열리면서 관광객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 동안 한국 국민 2백만 명 가량이 금강산을 찾았고, 북한은 관광객 1명 당 50 달러의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한국인 관광객 한 명이 북한 군 병사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자 2010년 4월, 금강산 지구의 한국 측 시설을 동결, 몰수했고, 이듬해인 2011년 4월에는 현대아산의 독점사업권을 취소했습니다.

이어 5월에는 제3자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 관광특구법을 제정했습니다.

[녹취: 북한 아태위원회 담화] “이제 더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망도 없다. 현대 측에 준 독점권에 관한 조항의 효력을 취소하고, 북측 지역을 통한 금강산 관광은 우리가 맡아 하되, 해외 사업자 에게 위임할 수 있으며...”

북한은 2011년 6월에는 금강산 지구 내 한국 측 재산 정리를 요구했고, 두 달 뒤엔 지구 내 한국 측 인원을 모두 추방했으며, 이후 중국인들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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