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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국 외교관 간첩 협의로 추방'...연방정부, 올해 재정적자 1조 달러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당국이 미국 외교관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추방키로 했습니다.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당국의 국가기밀 유출 조사는 정당하다고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올 회계연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가 1조 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미군 내 성폭력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행위 혐의로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어제(14일)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 외교관이 모스크바에서 현지 정보기관 관계자를 포섭하려다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간첩 혐의를 받은 미국인의 신원도 공개가 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는 라이언 크리스토퍼 포글 씨가 사실은 중앙정보국(CIA)요원이라며 그동안 러시아를 상대로 간첩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체포 당시 포글 씨의 몸에서 특수 장비와 포섭 대상에게 건넬 지령문과 거액의 현금, 그리고 위장용 가발과 화장품 등이 발견됐다면서 이를 증거품으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간첩 행위에 대해서도 알려진 게 있나요?

기자) 네. 러시아 연방정보국에 따르면요, 포글 씨는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 지역에서 반테러 활동 전문가로 일하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한 장교에게 미국 정보원으로 일해 줄 것을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또 포글 씨는 그 대가로 해마다 100만 달러씩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미리 선금으로 10만 유로를 당장 건네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간첩 혐의를 받게 된 미국인의 신병은 어떻게 처리됩니까?

기자) 러시아 당국은 당초 체포한 미국인을 미 대사관 측에 넘기겠다고만 했다가, 곧 이어 그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서 미국인 포글 씨의 체포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는 과거 냉전시절에나 있을 법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신속한 출국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 주장이 꽤 설득력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포글 씨는 체포 직후 러시아 연방정보국에서 조사를 받은 뒤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인도됐는데요. 포글을 데리러 온 미 대사관 직원들은 러시아 측의 설명과 물적 증거물들에 대해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일단 모스크바 현지 미 대사관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또 국무부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평도 할 게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는데요. 페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페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 "We have seen the Russian Foreign Ministry announce…”

러시아 외무부의 발표 내용을 들었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그와 관련한 어떤 논평도 할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러시아는 모처럼 화해 분위기가 마련됐는데,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최근 러시아 방문으로 한동안 심각한 갈등을 겪어온 양국 관계가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었는데요. 갑작스러 터져 나온 이번 간첩 사건에 미국이 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안 그래도 오늘(15일)과 내일(16일) 스웨덴 북극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케리 장관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국무부는 그러나 이번 사안으로 양국의 협력 관계가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 “We are very much committed to working with the Russians toward…”

벤트렐 부대변인은, 러시아가 이미 여러 차례 협력을 약속한 만큼, 시리아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양국의 공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관한 또 다른 소식 한가지 더 살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사일 방어망과 관련해 협정을 제안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편을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었는데요. 이 친서 내용 가운데 미사일 방어망과 관련해 정보 교환에 관한 협정 제안이 담겨 있었다고 러시아의 코메르산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이 유럽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측도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 사법당국이 무단으로 언론사 전화통화내역을 압수 조사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데요, 법무장관이 관련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이 이번 수사를 정당한 행위라며 수사당국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홀더 장관은 어제(1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자신도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심문을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국가 기밀 유출을 적발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 “It put the American people at risk and that is not hyperbole…”

이는 미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누가 국가기밀을 유출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절대 수사 권력을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해당 언론사는 물론 정치권도 크게 들썩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가 독립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이번 전화통화 내역은 다른 수사에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법무부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오바마 행정부에 비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요. 공화당의 라인스 프리버스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번 일이 언론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며 홀더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또 민주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블루멘털 의원도 이번 일이 사생활 침해와 위헌 논란에 빠져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세청(IRS)의 부당한 세무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법무부도 심각성을 느끼는 것 같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세청(IRS)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의혹에 대해 법무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는데요. 홀더 법무장관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국세청이 ‘티파티’ 등 보수단체를 상대로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사한 것인지 파악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이번 세무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계속 피력해 왔는데요.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국세청의 그 같은 행위는 자신도 몰랐을 뿐 아니라 백악관 내 누구도 이번 일과 무관하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 연방정부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예년에 비해 줄 것이라고 하죠?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들어 해마다 재정 적자가 1조 달러를 넘었는데요. 올해의 경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초당적인 기구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9월30일까지 1년분 재정 적자 규모가 6천42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퀘스터, 즉 자동 지출 삭감 조치가 한몫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올해부터 부유층과 중산층의 세금이 인상됨으로써 세수입은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빚은 줄어들지 몰라도 사실 정부 기관들은 예산 부족으로 인한 업무 차질을 우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침 미 국방부가 민간인 직원 60만명을 상대로 올 하반기부터 11일씩의 무급 휴가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도 여름 휴가철에 많이들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쉬는 만큼 봉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맘 편한 휴가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나마 국방부 직원들의 무급휴가 일수는 당초 22일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미군 내 성폭력 방지 전담 간부들이 오히려 잇단 성범죄 사건에 휘말려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 국방부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소재 제3군단에 배속된 육군 중사가 성매매 알선과 성폭력, 부하에 대한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부대 내에서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조정관으로 재직 중이었다고 합니다. 앞서 공군 내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장교가 지난주 성추행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어서 부쩍 미군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 내 성폭력 실태, 어느 정도로 심각한 겁니까?

기자) 네. 사실 미군 내에서 성폭력 문제는 꾸준히 계속돼 온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군이 2년마다 내놓는 성폭력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군부대 내에서 2만 6천 건의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사태가 심각해 지자 현재 의회 차원에서는 군 형법 개정을 포함한 여러 대응 조치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도 군인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며, 이에는 응분의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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