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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 북한 계좌 폐쇄, 상징성 크지만 실효성 의문"


8일 베이징 시내 중국은행 자동인출기를 이용하는 고객. 중국은행은 최근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동결과 거래정지를 통보했다.

8일 베이징 시내 중국은행 자동인출기를 이용하는 고객. 중국은행은 최근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동결과 거래정지를 통보했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이 최근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동결과 거래정지를 통보했습니다. 중국이 지금까지 취한 대북 제재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제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은행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폐쇄한다는 사실을 통보했고, 이 계좌와 관련된 자금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계좌 폐쇄 이유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를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이행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태영 대변인] “조선무역은행은 제재 결의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만, 중국 정부가 이미 밝힌 방침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을 중시하는 분위기라고, 중국 런민대 진칸롱 교수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그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 폐쇄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구체적인 문제는 직접 해당 부처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중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그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미 동부 매사추세츠공과대학 MIT 의 존 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중국은행이 국영은행이라는 점에서 대북 제재 조치가 중앙정부와 긴밀한 조율 속에 이뤄졌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북한에 보내는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존 박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중국은행이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에서 미-한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중국이 그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은 북한 뿐아니라 미국과 한국에도 대북 제재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로 북한이 입게 될 타격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상당한 의미가 있는 실질적인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외거래에서 북-중 교역이 차지하는 규모가 절대적이고, 조선무역은행의 역할 등을 볼 때 이번 조치가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해거드 교수는 중국은행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밝혀져야 북한이 입게 될 타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행이 발표한 짧은 성명만으로는 거래 중단이 일부 계좌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거래 자체가 전면 중단된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지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면 MIT의 존 박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간 경제교류가 주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지방 차원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중앙 차원에서 내려진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또 북한 자금을 예치해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태 이후, 중국은행이 문제가 되는 북한과의 거래를 대부분 정리한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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